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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사회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 장 지글러

by dwony26 2020.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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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의 식량 생산량은 현재 인구의 2배를 먹여 살리고도 남는다. 하지만 8억 5,000만 명의 인구가 기아 상태에 있다. 이 책은 하루에도 수만 명의 사람이 굶어 죽는 현실과 그 이유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룬 거의 유일한 책인 것 같다. 나도 유니세프에 후원을 하고 있지만 그들의 현실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려고 하지 않았는데 이 책을 보니 조금 이해가 되었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기아는 경제적 기아와 구조적 기아로 구분할 수 있다. 경제적 기아는 "돌발적이고 급격한 일과성의 경제적 위기로 발생하는 기아"다. 가뭄이나 허리케인 등이 대표적인 예이며 국제적인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 구조적 기아는 그 나라를 지배하는 사회구조로 인해 발생하는 기아다. 생산력 저조, 인프라 미정비 등이 원인이다. 문제는 두 가지 모두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인데 구조적 기아가 훨씬 심각한 문제다.

식량 가격 폭등도 기아의 주요한 원인이다. 가격 폭등이 발생하는 첫 번째 원인은 농업 연료다. 바이오에탄올로 굴러가는 자동차에는 평균 50리터 정도의 연료 탱크가 달려 있다. 이 연료 탱크를 가득 채우려면 옥수수 358킬로그램을 태워야 한다. 옥수수 358킬로그램으로는 잠비아나 멕시코의 어린이 한 명을 1년 동안 배불리 먹일 수 있다.

가격 폭등의 두 번째 원인은 원자재 투기다. 2008년 금융 위기 탓에 증권시장이 폭락하자 대규모 투기 세력은 농업 원자재 거래소로 몰려들었다. 그 결과 식량 가격이 폭등하였는데 2008년 일사분기 전체 이익의 37퍼센트를 투기 자본이 가져갔다. 이런 가격 폭등을 발생시키는 것은 어린아이를 살해하는 것이다.

이 밖에 기아를 무기로 삼는 경우도 있다. 미국은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을 제거하기 위해 10년 넘는 경제봉쇄 정책을 감행했다. 그 결과 이라크에서는 매년 6만 명의 어린이가 영양실조와 의약품 부족으로 사망했다. 지금도 미국이 주도하는 경제봉쇄로 인해 매달 5~6천 명의 어린아이들이 생명을 잃고 있다.

아프리카의 기아는 식민지 정책의 영향도 있다. 유럽 각국이 아프리카를 식민지로 삼으면서 유럽의 기업이 필요로 하는 작물을 경작하도록 했다. 프랑스는 세네갈에서 오로지 콩 농사만 하도록 강요했다. 하지만 세네갈의 주식은 쌀이기 때문에 콩을 판 돈으로 쌀을 수입한다. 그 결과 식량의 외국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식량을 자급자족할 능력이 있는데도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기아가 쉬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연재해로 인한 기아는 우리의 손길이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는 않는다. 결국 구조적 기아를 해결하기 위해 그들 스스로 변해야 한다. 특히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에 의해 지구 반대편의 수많은 어린아이가 죽어갈 수도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겠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부족한 것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는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 음식점에서는 손만 조금 댄 반찬들이 쓰레기통으로 버려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우리가 이렇게 음식을 낭비하며 살아가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 어느 곳에서는 밥 한끼, 빵 한 조각을 먹지 못해 죽어가고 있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는 유엔 인권위원회 식량특별조사관인 장 지글러가 기아의 실태와 그 배후의 원인들을 아들과 나눈 대화 형식으로 설명한다. 전쟁과 정치적 무질서로 인해 구호 조치가 무색해지는 비참한 현실, 소는 배불리 먹으면서 사람은 굶은 모순된 현실 등을 자세히 설명한다. 또한 사막화와 삼림파괴, 도시화와 식민지 정책, 불평등을 야기하는 금융과두지배 등 기아를 발생시키는 정치·사회·경제적인 문제들을 살펴본다. 그리고 구호조직의 활동과 딜레마 속에 사각시대에 놓여 있는 기아들, 부자들의 쓰레기로 연명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들려주며 사람이 가져야 할 인정과 지구촌 식구로써 당연히 해야 할 도리를 촉구한다.
저자
장 지글러
출판
갈라파고스
출판일
2016.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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