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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긴 제목의 이 책은 75세에 그림을 시작해 101세까지 미국의 국민화가로 활동한 모지스 할머니의 삶과 그림에 대한 이야기이다. 자수를 주로 놓던 그녀는 70대에 관절염이 심해져 바늘에 실을 꿰기가 어려워지자 그림이라는 새로운 취미를 찾게 된다. 그녀는 75세라는 늦은 나이에 그림을 시작했지만 26년간 무려 1,600여 점의 작품을 남긴다. 미국의 국민 화가라고 불린다고 하는데 처음 들어본 이름의 화가이기 때문에 어떤 그림을 그렸을지 궁금증이 생겼다.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을 보면 우리나라의 풍속화를 떠올리게 한다. 배경이나 인물에 집중하기보다는 어떤 사건에 대해 그린 그림이 많다. 그리고 직접 눈으로 보고 그린 그림보다는 기억 속의 사건을 그린 그림이 더 많은 것 같다. 구도도 대체로 하늘에서 내려다 본 구도이고 여러 인물들의 다양한 행동을 자세히 그리고 있다. 전문적인 그림 교육을 받지 않아서인지 그림체나 색감도 독특하고 해석을 하지 않아도 눈으로 보면 바로 이해되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내가 그녀의 그림을 명화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한 가지다. 오랫동안 들여다보게 만드는 힘을 내재하고 있어서다.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자 저자의 그림에 대한 생각을 잘 보여주는 구절이다. 예술 작품들 중에 아무리 봐도 내 눈에는 특별해 보이지 않는데 많은 사람들이 명작이라고 하기에 좋게 보이는 그림들이 있다. 하지만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은 압도적이지는 않아도 정겹고 마음이 따듯해지는, 오랫동안 들여다보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는 그림이다. 이 책도 가볍게, 기분좋게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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