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이 한동안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읽어 본 것은 아주 최근이다. 흥미를 끄는 제목이긴 해도 이미 90년생이 30대가 된 이 시점에, '요즘 애들은'으로 시작하는 꼰대들끼리 공유하는 책일 것 같다는 느낌 때문이었다. 그래도 하도 눈에 보여서 읽어 보았는데 괜찮은 점도, 역시 별로인 점도 존재했다.
간단하거나
90년대생들의 첫 번째 특징은 '길고 복잡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린 친구들의 줄임말을 맞추는 게임은 여전히 간간이 TV에 등장하고 회식 자리에서도 행해진다. 하지만 어른이라고 길고 복잡한 것을 좋아할까?
재미있거나
90년대생들은 재미를 통한 자아실현을 추구한다. 하지만 이것 역시 어른도 마찬가지다.
정직하거나
90년대생들은 정치, 사회, 경제 모든 분야에서 정말 무결한 정직을 요구한다. 그 예시로 학종을 들고 있는데, 2018년도에 쓰인 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사태가 발생하기 훨씬 전부터 그들은 학종을 불합리하다고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 사기업의 면접 점수 역시 투명하게 공개되길 원하고, 공무원 시험으로 몰리는 이유 중 하나도 그나마 정직한 시스템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정직, 평등에 대한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 기준이 많이 낮아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되는 대목이었다.
90년대생이 직원이 되었을 때
90년대생들은 회사에 충성하지 않고 월급을 조금 적게 받더라도 편하게 일하기를 원한다. 정시 퇴근은 당연한 권리이며 휴가도 눈치 보지 않고 사용한다. 그런데 저자가 모르고 있는 것이 있다. 10년 전의 신입사원들도 다 이렇게 생각하고 이렇게 행동했다. 아니 오히려 바늘구멍을 뚫고 입사한 지금의 신입 사원들이 더 눈치를 보는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걸 90년대생들의 특징이라고 진정 믿고 있다면, 저자와 함께 일했던 직원들이 불쌍해지는 대목이었다.
90년대생이 소비자가 되었을 때
이 부분은 꼭 90년대생들의 내용이라기보다는 최신 소비 트렌드 정도로 보면 된다. 호갱이 되기 싫어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불만을 제기하기보다는 아예 외면해 버린다는 내용은 공감. 반면 휴대폰을 꺼놓기 싫어서 영화관을 찾지 않는다는 내용은 비공감.
총평
전반적으로 제목에 집착하지 않고 보면 무난 무난한 책이었다. 중국의 10년 단위 세대 구분은 꽤나 전문적인 내용이었다고 생각한다. 기성세대의 입장에서 쓴 책이라는 점에서 그들을 너무 몇 가지 키워드로 단정 짓는 부분은 경계를 해야 할 필요도 있다. 다른 세대를 이해하기 위해 서로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일깨워 준 것이 이 책의 최고 가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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