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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작가님의 추천으로 읽게 된 책이다. 40대 진보 딸인 김작가와 70대 보수 엄마인 손여사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사상이 다른 가족들이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되는 책이다. 김작가가 프랑스에 있는 친구 집에 가기 위해 손여사에게 고양이를 부탁하는 에피소드로 시작하는데 "빨갱이 좌파 고양이는 안 봐줘"라는 손여사의 멘트는 어쩐지 웃음을 짓게 된다. 모녀의 대결은 김작가가 20만 원을 주기로 하면서 자본주의의 승리로 끝이 난다.
김작가는 쥐를 싫어한다고 한다. 20대 중반에 혼자 살게 된 집에서 팔뚝만 한 쥐를 본 기억이 첫 번째, 스무 살 무렵 명동에 있는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찍찍이를 탈출한 쥐가 살구 주스 깡통에 붙어 있는 쥐를 본 기억이 두 번째, 한국예술종합학교에 다닐 때 정권이 바뀌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바뀌면서 학교 전체에 탄압이 들어오게 된 것이 세 번째 기억이다. 쥐를 싫어하는 것이 고양이 두 마리를 들이게 된 원초적인 동력이 되었다고.
경상도 출신의 김작가 아버지는 오랫동안 보수였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 때 나라를 거덜 낼 판이라며 민주당을 지지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래서 김작가는 18대 대통령 선거 때 손여사만 챙겼다. 물론 실패했지만. 19대 대통령 선거 때도 손여사만 챙겼는데 개표 중계를 보다 문득 아버지에게 누구를 찍었냐고 물어봤다. 김작가와 아버지의 대화 내용은 한 편으로 답답하면서도 너무 귀여웠다.
"아버지는 누구 찍었어?"
라고 묻자,
"홍준표 아이가!"
하는 거였다.
"뭐? 민주당으로 바꿨다며?"
하고 묻자,
"남자는 좀 저렇게 치는 맛이 있어야 속이 시원하지."
하는 거였다.
"홍준표가 남자면 그럼 다른 사람들은 뭐야?"
"쪼다지."
아버지와의 정치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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