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는 예비 조류학자로 여름 동안 키니 교수의 숲 속 별장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조의 엄마는 유방암으로 돌아가셨는데 딸도 같은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일찍 발견한 덕분에 목숨을 건졌지만 두 가슴과 난소를 모두 제거해야 했다. 조는 어느 날 별장에서 한 여자 아이를 발견하는데, 아이는 자신을 얼사 메이저라고 소개한다. 얼사는 헤트라예에서 온 외계인이며 지구에서 죽은 아이의 몸에 들어왔고, 다섯 개의 기적을 보고 돌아가겠다고 이야기한다.
조가 연구를 하고 있는 숲에는 게이브라는 달걀장수가 있다. 게이브는 세상과 벽을 쌓은 채 엄마와 자급자족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먹고 남은 달걀을 팔고 있다. 얼사의 몸에서 학대의 흔적을 발견한 조는 게이브에게 도움을 청한다. 조와 게이브는 실종신고를 찾아보지만 얼사의 이름을 발견할 수 없었다. 경찰에 몇 번 신고하지만 그때마다 얼사가 도망가는 바람에 신고 역시 포기한다. 그렇게 셋의 동행이 시작된다.
얼사는 호기심이 많고 무엇이든 빨리 받아들였다. 조의 집에서는 조의 전공인 조류학에 관심을 갖고 전공서적을 읽기도 한다. 그리고 조와 함께 새 둥지를 살피러 가서 첫 번째 기적인 갓 태어난 아기새를 발견한다. 얼사는 게이브의 집에 놀러 가서는 책장에 있는 셰익스피어의 희곡에 관심을 가진다. 게이브의 집에서 두 번째 기적인 갓 태어난 아기 고양이를 발견하고, 셰익스피어 희곡의 등장인물들 이름을 따서 고양이들의 이름을 지어주기도 한다.
조와 게이브는 얼사를 매개로 하여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서로의 아픔을 털어놓으며 점차 가까워진다. 게이브는 자신의 친아빠가 키니 교수이고, 엄마의 불륜 현장을 목격했다고 한다. 게이브는 그 날 이후로 마음을 닫고 지냈지만, 얼사의 기적 덕분에 점차 마음을 열게 되었고 마침내 조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조는 게이브를 세상과 연결시키고 싶어 하고, 이사 문제로 집으로 가는 길에 얼사, 게이브와 함께 가기로 한다.
조가 룸메이트 태비와 함께 사는 집은 조의 학교 근처에 있었는데, 가는 김에 게이브에게 캠퍼스 구경을 시켜주기로 한다. 거기서 우연히 키니 교수를 만나고, 키니 교수와 게이브 사이의 오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키니 교수와의 만남 이후 게이브는 엄마와 아빠, 그리고 키니 교수의 심정을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된다. 게이브는 얼사를 만난 이후로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고 이야기한다. 그렇게 모든 일이 잘 풀린다고 느낄 때, 사건이 발생한다.
다시 숲으로 돌아온 키니 산장에 갑자기 괴한들이 들이닥친다. 얼사는 돌아오는 길에 들른 식당에서부터 누군가 따라온 것을 알고 있었지만 무서워서 말을 못했다고 한다. 총소리를 듣고 나타난 게이브가 괴한 둘을 해치우지만, 조는 다리에 얼사는 배에 총을 맞는다. 의식을 잃어가는 얼사에게 조는 사랑한다고 이야기하고, 얼사는 그것이 가장 원했던 다섯 번째 기적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다섯 번째 기적을 봤으니 자기 별로 돌아가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그녀는 눈을 감고 어둠이 내리길 기다렸다. 그녀는 얼사를 찾아낼 것이다. 반드시 찾아낼 것이다. 그것이 하늘 위로 올라가서 아이를 별에서 끌어내려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고 해도.
하지만 다행히 조와 얼사는 모두 무사히 깨어난다. 그리고 경찰이 개입하면서 얼사의 어두웠던, 자신을 외계인이라고 말하면서 까지 숨기려 했던 과거가 드러난다. 얼사의 아빠인 딜런은 똑똑한 머리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었는데 문제아인 포샤를 만나 나락의 길로 빠져들게 된다. 얼사가 다섯 살 때 딜런은 사고로 사망하고, 포샤는 몸을 팔아 생계를 유지한다. 포샤의 손님이었던 괴한들은 얼사에게 손을 데려하고, 저항하던 포샤를 죽인다. 눈 앞에서 엄마의 죽음을 목격한 얼사는 창문으로 도망치고, 얼사가 자신들의 얼굴을 봤다고 생각한 괴한들이 계속 얼사를 쫓고 있었던 것이다.
얼사가 회복된 후 사회복지사는 얼사의 위탁 부모를 찾기 시작한다. 조는 자신이 위탁 부모가 되겠다고 하지만 가정이 없고 부모 행세를 했다는 이유로 후보에서 제외된다. 사회복지사는 다른 부모에게 얼사를 보내려 하지만 얼사는 그 때마다 도망친다. 얼사와 조의 완고함에 결국 사회복지사도 손을 들고 둘은 함께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종이책으로 550페이지가 넘는 분량을 자랑한다. 초, 중반부는 비슷한 내용이 반복되는 느낌도 있는데, 얼사의 정체를 묻고, 실종 아동 명단을 찾고, 경찰에 연락하고, 얼사가 도망가는 이야기가 여러 번 등장한다. 초반에는 그래도 얼사의 정체가 궁금해서 보다가 중반쯤 가면 정체고 뭐고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하지만 마지막 4부에서 모든 비밀이 밝혀지면서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데, 끝까지 읽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보면서 또 느낌 점은 아이를 대하는 태도가 우리나라와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우리는 실종 아동을 돌봐주고 챙겨주는 것이 미덕이고 선행이지만, 미국에서는 자칫 다른 의도로 해석될 수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이야기 내내 조와 게이브는 얼사와 함께 있다는 것을 숨기고 조심스러워한다. 아동학대에 엄격한 점은 본받을 만 하지만, 처리 과정에서 당사자들의 의견과 감정이 철저히 배제되는 것은 다른 의미의 폭력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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