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환국 작가를 처음 알게 된 건 유튜브 방송에서였다. 어딘가 매력 있는 스타일에 퀀트 투자라는 콘텐츠도 마음에 들어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평소에 자산배분에도 관심이 있었는데 표지에 있는 '자산배분 바이블'이라는 문구가 과장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책들을 보면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정말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줘서 좋았다.
퀀트 투자는 규칙 기반 투자를 의미한다. 매수와 매도, 보유에 대한 규칙이 있는데 이 규칙들은 오로지 '수치'를 기반으로 한다. 이때 수치는 자산의 가격이나 기업의 재무 데이터 등 계량화가 가능한 것들을 의미한다. 퀀트 투자의 장점은 '백테스트'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규칙 기반으로 전략을 세우기 때문에 과거에 이 전략을 활용했다면 어떤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지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 또한 투자 심리에 휘둘리지 않고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저자는 내 돈이 들어가면 누구나 원숭이가 되기 때문에 투자하기 전에 세운 전략, 즉 사람이 세운 전략을 절대 수정하지 말고 따라가야 한다고 말한다.
핵심 용어
- 최대 낙폭 (MDD) : 특정 투자 기간 동안 투자자가 겪을 수 있는 가장 큰 손실. (최저점/전고점)-1
- 연복리수익률 (CAGR) : 매년 얻을 수 있는 수익률. 72를 연복리수익률로 나누면 원금이 2배가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알 수 있다.
- 샤프지수 (Sharpe Ratio) : 리스크 조정 수익이라고도 부르며 높을 수록 리스크가 적다는 뜻이므로 스트레스가 덜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연복리수익률-무위험 이자율)/변동성
- 리밸런싱 (Rebalancing) : 주기적으로 실제 투자 비중을 목표 비중과 맞추는 것
이 책의 전략은 모두 ETF를 사용하는데 그 중에서도 글로벌 ETF를 강조한다. 일부 자산군의 경우 한국 상장 ETF가 없기도 하고, 한국인인 우리는 한국 경제와 투자시장에 대한 노출 비중이 크기 때문에 한국 경제 노출 비중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과세 기준도 다른데 양도세는 더 높지만 손실 상계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즉 A라는 ETF에서 1000만 원 수익이 나고 B라는 ETF에서 1000만 원 손실이 난 경우 한국 상장 ETF는 세금으로 154만 원을 내야 하지만 미국 상장 ETF는 세금을 낼 필요가 없다.
자산배분 방식은 크게 정적자산배분과 동적자산배분으로 나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정적자산배분은 '정적'을 생략하고 '자산배분'이라고 부르는데,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주식, 채권, 실물자산 등 자산군에 적절히 배분해서 상당히 오래 보유하는 행위를 말한다. 동적자산배분은 자산배분이라기보다는 마켓 타이밍 기법이라고 봐도 무난하다. 자산을 여러 자산군에 배분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최근 각 자산군의 기대 수익률을 고려해서 각 자산군의 비중을 자주 바꾼다. 거래가 많은 동적자산배분 전략은 거의 매월 ETF를 사고팔게 된다.
자산배분에는 세가지 원칙이 있는데 첫째, 장기적으로 우상향 하는 자산군을 보유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우상향 하는 자산군은 부동산, 주식, 채권, 현금, 금, 원자재가 있다. 둘째, 상관성이 낮은 자산군을 보유해야 한다. 자산배분을 언급하면 보통 분산투자를 떠올리는데 주식시장 자체도 50% 이상 하락할 수 있으므로, 주식시장과 상관성이 낮은 국채와 금 같은 자산군에 투자해야 한다. 셋째, 자산군별 변동성을 비슷하게 유지해야 한다. 미국에서 유행하는 60/40 포트폴리오의 경우 주식에 60%, 채권에 40%를 투자하는데 주식이 총 리스크의 90%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 따라서 변동성이 높은 자산의 비중을 낮추고 변동성이 낮은 자산의 비중을 높이면 된다.
이후부터는 수많은 전략에 대한 소개와 실전 활용법이 나온다. 저자가 직접 과거 50년을 기준으로 백테스트한 결과도 소개하고 있어 초보자도 쉽게 전략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다. 저자가 직접 활용하고 있는 전략도 공개하고 있으며, 동적자산배분 전략도 매월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 자신은 실제로 하지 않으면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책을 이용하는 저자들을 많이 봤었는데, 강환국 작가의 활동들을 보면서 진정성을 많이 느낄 수 있었다. 그동안 아무 근거도 없이 오르기만을 바라던 투기에서 벗어나 강환국 작가를 진정한 투자의 세계의 길로 들어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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