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후 당신의 미래를 바꿀 7가지 기술'이라는 부재가 달려 있는 책이다. 그렇게 끌리는 책은 아니었는데 계속해서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고, 기술 자체에는 관심이 있어서 읽어보게 되었다. 김미경 작가가 직접 강의를 하지는 않고 전체적인 기획과 약간의 인터뷰만 담당하고 있는데, 일관되게 '우리 아이에게는 어떤 교육을 시켜야 할까요?'라고 묻는 부분에서 기술 자체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글의 완성도도 저자마다 편차가 있기 때문에 가볍게 읽고 관심 있는 분야는 전문서를 찾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인공지능과 로봇
인공지능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크게 두 가지 관점이 있는데 하나는 '사람처럼 생각하는 기계'를 만든다는 관점이고 다른 하나는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기계'를 만든다는 관점이다. 저자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기계를 선택하겠다고 한다. 라이트형제의 비행기 개발은 새처럼 날개를 퍼덕이는 모형을 포기하는 데서 출발했다고. 하지만 인공지능과 달리 로봇은 휴머노이드 형태로 발전할 것이라고 한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은 인간에게 특화되어 있기 때문에 로봇을 인간처럼 만들 수만 있다면, 그 많은 도구들 또한 로봇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왜 굳이 인간의 모습에 집착하는지 궁금했었는데 그 의문이 풀린 순간이었다.
로봇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모라벡의 역설을 이해하는 것이다. 카네기멜론대학교의 로봇공학자 한스 모라벡 교수가 정리한 문장으로, 단 한 문장으로 로봇의 미래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간에게 어려운 일이 로봇에게는 쉽고, 로봇에게 어려운 일이 인간에게는 쉽다.' 언뜻 보기에 말장난 같아 보이지만 이 문장을 얼마나 잘 파악했는지가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드립 커피는 로봇에게 맡기고 바리스타는 손님의 기분에 맞춰 라떼 위에 적절한 아트를 그려내는 것이다.
블록체인
저자는 비트코인은 사라져도 암호화폐는 절대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블록체인의 특징은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우선 모든 것을 투표로 결정하기 때문에 중앙의 관리기관이 필요 없다는 것, 즉 탈중앙화다. 두 번째 특징은 영구 보존성인데 일단 블록체인에 데이터가 기록되면 그것을 삭제하거나 수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세 번째 특징은 투명성으로 누구나 똑같은 데이터를 평등하게 볼 수 있다. 마지막 특징은 가용성으로 문제가 생겼을 때 빠른 시간 안에 원상복구가 가능하다.
블록체인이 세상을 바꿀 기술이라고 보는 이유는 분산 장부라서가 아니라 인터넷 투표 기능이 내장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완벽한 형태의 암호화폐가 나오면 완벽한 인터넷 투표 기술이 등장하고, 그럼 더 이상 국회의원을 선출할 일도 CEO도 필요 없어질 것이라고 한다. 또한 블록체인은 플랫폼 기업이 독과점 형태로 흐를 경우 이를 견제할 수 있기 때문에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고 한다. 사실 이런 얘기는 오래전부터 나오는 얘기인데 언제쯤 실서비스가 등장하게 될지 궁금하다.
클라우드 컴퓨팅
클라우드 컴퓨팅의 가장 큰 의미는 클라우드는 실패 비용을 대폭 낮춰준다는 것이다. 도전한 횟수만큼 실패는 쌓이고, 실패가 쉬워야 성공하기 때문에 100번 실패하는 회사는 10번 실패하는 회사보다 경쟁력이 높을 수밖에 없다. 예전에는 초기 비용이 높아서 실패가 치명적이었지만 클라우드 덕분에 초기 IT 자산 비용으로 수천만 원을 지불하지 않아도 돼서 좀 더 도전적인 시도를 해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클라우드가 만병통치약은 아닌데 '현재 잘 나가는 기업들의 공통점이 모두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라고까지 말하는 것은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클라우드 컴퓨팅 회사의 대표인 저자가 본인 글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대목이다.
메타버스
메타버스의 메타는 초월, 버스는 유니버스, 세계를 의미한다. 즉 초월과 추상을 일컫는 메타와 현실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가 메타버스다. 메타버스의 예시로 임직원 교육, 채용 설명회 등을 들고 있는데 솔직히 기존 플랫폼과의 차이점을 잘 모르겠다. 가상 환경에서 교류하고 아바타를 꾸미고 하는 것들은 이미 모든 게임에 다 있는 기능인데, 뭔가 용어만 그럴듯하게 바뀐 기분이 든다. 저자는 게임 세계의 확장이 메타버스라고 얘기하는데 과연 신대륙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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