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실전 마케팅 전략을 다루고 있다고 광고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자기계발 서적의 구성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우선 책의 제목인 오케팅은 누가 봐도 저자의 성과 마케팅을 합친 것 같지만 알파벳 'O'와 'Marketing'을 합성한 말로 여기서 'O'는 뭐든지 'OK!' 하게 만들 수 있다는 의미와 순환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이름을 먼저 만들고 의미를 갖다 붙이는 브랜딩 방식이 10년 전에도 많이 쓰던 방법이라 신뢰도가 조금 하락했다.
저자는 지방대 낙제생, 무 스펙 백수, 초짜 신입, 반지하 세입자, 실직자였던 저자가 상위 1% 부자가 되는 과정을 설명하는 데 책의 절반을 할애한다. 저자의 성공 경험을 보고 감동을 받는 독자도 있겠지만 자기계발 서적이 아닌 마케팅 전문 서적으로 브랜딩 하려면 이 분량을 조금 줄였어야 하지 않나 싶다. 그 내용도 불법 의약품을 판매하고 교수님과의 인맥을 통해 A학점을 받는 등 제3자 입장에서 봤을 때 본받은 만한 내용이 아니다.
200페이지 정도가 되면 드디어 책의 제목인 오케팅에 대한 내용을 만날 수 있다. 저자는 오케팅 과정을 보물선의 항해 과정에 빗대어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이 보물선 비유가 꽤나 마음에 들었는지 처음부터 끝까지 보물선을 포기하지 않는다. 비유라는 것은 자신이 설명하고 싶은 내용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하는데 비유가 주고 설명이 부가 되어 버린 느낌이다. 그리고 무엇에 대해 오케팅 해야 한다는 것은 나오지만 어떻게 오케팅을 해야 하는지는 설명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1편에서 보물을 찾는 대의와 찾으려는 보물이 무엇인지가 중요하다고 하면서 5분간 오케팅을 해보자고 하는데 5분간 생각해 보자는 말과 동일하다. 단어만 오케팅으로 바꿨을 뿐.
책의 표지에 '세상에 없던 특별한 전략을 낱낱이 공개한다'고 적혀 있는데 세상에 없던 특별한 전략도 없고 낱낱이 공개하지도 않았다. 출판사의 과도한 마케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대한출판사의 대표가 저자이기 때문에 모든 문구에 저자의 의도가 100% 반영되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저자가 생각하는 마케팅, 브랜딩이 이런 것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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