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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재 작가의 에세이로 '시카고 타자기'라는 드라마에 나와서 유명해진 책이라고 한다. 책 정보를 보니 2010년에 출간된 '도시에서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의 개정판이라고 하는데 그 책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짤막하게 소개된 내용을 보니 크게 바뀌진 않은 것 같다. 다만 표지부터 제목, 소제목까지 감성적으로 바뀌어 더욱 눈길을 끈다.
그날 나는 처음 만난 두 사람에게 질문을 받았다. "그동안 어떤 글을 써 왔죠?"와 "앞으로 어떤 글을 쓰고 싶어요?" 라는 질문을. 비슷한 단어들의 조합인데도 두 질문이 너무나 다른 에너지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한쪽이 과거와 성취 중심이라면 다른 한쪽은 미래와 기대가 담겨 있었다. - 쓸모 있는 인간이 된다는 것 -
에세이 장르답게 작가의 경험에 생각을 덧붙인 짧은 이야기들의 묶음으로 구성되어 있다. 요즘 유행하는 포토 에세이 형태는 아니고 중간중간 삽입된 그림을 제외하고는 글로 가득 차 있다. 각각의 글들이 독립적이기 때문에 편차가 좀 있는데 정말 쓰고 싶어서 쓴 글도 있고 억지로 쓴 듯한 글도 있다. 전자는 술술 잘 읽히고 공감도 되는 반면 후자의 경우는 이 글이 어서 끝나기를 바라면서 읽었다. 글을 쓰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온 힘을 다해서 쓰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인가 보다.
부탁과 거절 사이의 심리적 균형을 찾는 것도 어른이 되는 과정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상대가 꼭 들어줘야 한다는 기대를 내려놓고 가벼운 마음으로 현재의 내 고민을 꺼내 놓을 때, 부탁은 부탁이 아니라 삶의 한 과정을 나누는 소통이 된다. - 당신은 내 자존심을 건드렸어요! -
그래도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남김없이 읽은 이유는 작가의 따스한 감성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조금 과하다고 느껴져도, 조금 오글거려도 그 핵심에는 인간에 대한 애정이 있다. 당신, 참 애썼다. 구판 서문의 마지막 부분이라는 이 문장에 책 전체를 관통하는 감성이 있다. 그래, 우리 모두 참 애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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