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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피디가 만났던,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평범한 어부, 야채 장수 들도 자기 이야기를 할 때는 모두 달변가로 변신하여 작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그 이야기들을 그들의 입을 통해, 혹은 작가의 입을 통해 독자들에게 들려 준다.
이야기 구성의 특징적인 부분 하나는 책에 대한 인용이 많다는 것이다. 에세이로는 드물게 인용된 책 목록까지 따로 정리해 놓았다. 저자의 전작만 봐도 독서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한 두 군데는 여기에 왜 이 책 내용을 넣었지? 라는 의문이 드는 부분도 있다. 인용 구문을 꼭 넣고 싶어서 약간 삐걱거리지만 집어넣은 것이 아닌가 싶다.
또 다른 특징은 대화체 구성이 많다는 것이다. 기본적인 틀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구성이니 대화체가 많은 것은 어쩌면 당연할 것이다. 그런데 한 대화가 너무 길어서 읽다보면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인지 대화 상대가 하는 이야기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사람들의 말투가 비슷한 것을 보면 저자의 말투로 변환을 한 것 같은데 구분이 안 되게 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혹은 구분이 안 되어도 상관 없다고 생각했든지.
마술 라디오
『마술 라디오』는 정혜윤 피디가 사람들 가슴속에 있는 이야기들을 듣고 풀어낸 책이다. 20년간 시사 다큐멘터리를 만들면서, 그리고 라디오 PD로 일하며 수많은 사람을 만나온 저자가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만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듯 하지만, 그러나 대화를 나눠보면 흔히 볼 수 없는 사람들을 만나서 들은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그녀의 이야기는 주변을 새로운 눈으로 보게 하고, 삶의 비밀과 진실을 발견하게 한다. 또한 그녀가 읽어온 책 속 이야기들과 섞이면서 또 다른 이야기들을 만들어낸다. 특히 이 책은 사람들이 살면서 들은 이야기들, 그런데 잊히지 않는 이야기들, 잘했건 아쉽건 자랑스럽든 후회되든 잊히지 않고 반복적으로 혹은 기습적으로 생각나는 자신 혹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들로 이뤄져 있다. 저자는 누구든 적어도 한 사람에게라도, 단 한 번이라도 좋으니 자신의 존재를 열어 보여야 한다고 믿고, 살아 있는 동안 단 한 명에게라도 속 시원히 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얘기하며, 할머니, 어부, 아버지, 해녀, 주먹맨, 야채 장수 등 다양하고 특별한 사람들의 진실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 저자
- 정혜윤
- 출판
- 한겨레출판사
- 출판일
- 2014.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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