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에 두 개의 탄흔을 남긴 채 7명의 사람이 살해당했다. 동일한 수법으로 미루어 연쇄살인사건이라고 짐작하지만 범인에 대한 어떠한 단서나 동기도 찾지 못한다. 사람들이 불안에 떨고 있을 때, 인터넷 카페에 '저스티스맨' 이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그는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건에 대한 분석을 내놓았고 그를 믿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났다. 너무나 생생한 묘사에 저스티스맨이 범인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기 시작하였으나, 저스티스맨도 연쇄 살인사건의 희생자가 되면서 그런 의혹은 사라졌다. 지금까지 불의를 처단하고 있었다고 믿었던 연쇄 살인범이 저스티스맨을 살해하자 사람들은 혼란에 빠졌지만, 이내 다시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오고 저스티스맨은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잊혀져 간다.
초반에는 추리 소설의 기법을 차용하여 범인이 누군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범인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단지 피해자는 왜 살해를 당했고 사람들이 그 살인사건을 어떻게 대하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마녀사냥으로 누군가에게 큰 상처를 준 가해자가 연쇄살인사건의 범행 대상이다. 그리고 그 사건을 바라보는 네티즌들의 모습을 보면서 인터넷에 화제가 된 사건을 대했던 태도를 돌아보게 되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어떤 사건이나 그 사건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너무 극단적이라는 것이다. 한 사건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텐데 가장 끝에 있는 의견들만 모아놓고 사람들이 이렇게 반응했다는 부분은 공감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인터넷 카페에서 댓글로 소통하는 내용이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대화 내용이 다듬어지지도, 그렇다고 실제 대화처럼 생생하지도 않아서 읽으면서 거슬리는 부분이 많았다. '불꽃'은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건지 아직도 모르겠고. 다음 작품은 조금 더 좋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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