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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설

동급생 - 프레드 울만

by dwony26 2020.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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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독일 슈투트가르트를 배경으로 한 우정 소설이다. 주인공인 한스 슈바르츠는 같은 반으로 전학 온 콘라딘 폰 호엔펠스에게 이끌린다. 한스는 친구가 한 명도 없었는데 콘라딘과 친구가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고 하는데, 콘라딘을 대하는 한스의 태도는 동성 친구 이상의 느낌이 난다. 물론 그런 부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없고 우정을 강조하기 위해서 였을 수도 있긴 하다. 여기서 한스는 유대인 의사의 아들이고 콘라딘은 독일 귀족의 아들로 둘의 배경과 신분이 슬픈 결말을 암시한다.

 

그의 동작 하나하나 - 반짝반짝 윤을 낸 가방을 여는 방식이며, 희고 티끌 한 점 없는 깨끗한 손(짤막하고 투박하고 잉크 물이 든 내손과는 너무도 다른)으로 만년필과 화살촉처럼 날카로운 연필들을 늘어놓는 방식이며, 공책을 펼쳤다 덮었다 하는 방식 - 가 내 관심을 끌었고, 그 아이의 모든 것이 내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그렇게 둘은 친구가 되었고 한스는 콘라딘을 집으로 초대한다. 콘라딘을 아들의 친구로 대하는 어머니와 달리 아버지는 귀족의 아들로 대했다. 친구 앞에서 구두 뒤축을 부딪히며 차렷 자세로 이야기하는 아버지를 보았을 때 16살인 한스가 받은 충격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이전까지 콘라딘을 친구로 대하던 한스는 이 사건 이후로 둘 사이의 가까워지기 어려운 간격을 확인한다.

 

채 한 시간도 안 되는 사이에 나는 내 무고한 친구를, (단지 그가 나타난 것만으로) 내 아버지의 모습을 만화에나 나올 법한 인물로 바꾸어 버린 친구를, 두 번째로 미워했다.

 

한스도 콘라딘의 집에 방문하는데 이상하게 갈 때마다 부모님이 부재중이었다. 결정적으로 오페라 극장에서 한스를 모른척 하는 콘라딘의 태도에 한스가 항의하지만 둘 사이의 간격만 재확인할 뿐이었다. 여름 방학 이후 나치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유대인에 대한 박해가 점점 심해졌다. 한스는 조국을 떠날 수 없다는 부모님과 히틀러를 지지한다는 콘라딘을 남겨 두고 미국으로 떠난다.

 

한스가 미국에 있는 동안 부모님은 가스를 틀고 자살하셨고, 동창생들도 400명 이상이 전사하거나 실종되었다. 한스는 인명부에서 마지막으로 콘라딘의 이름을 찾아보았다. <폰 호엘펠스, 콘라딘. 히틀러 암상 음모에 연루, 처형.>

 

책 앞쪽에 '충격과 감동의 마지막 한 문장' 이라는 소개글이 있어서 어떤 문장일지 예상하면서 읽었는데 생각보다 큰 울림이 있었다. 초반에는 이름이 너무 어려워서 읽기 힘들었는데 주변 인물들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고 두 소년에 집중하며 읽었더니 술술 잘 읽혔다. 짧지만 깊이가 있는 소설이었다.

 

 
동급생(양장본 HardCover)
1930년대 독일 슈투트가르트를 배경으로 유대인 소년과 독일 귀족 소년의 우정을 그린 프레드 울만의 소설 『동급생』. 사춘기 두 소년이 우정을 형성해 가는 과정을 생동감 있게 묘사한 작품으로, 나치즘과 홀로코스트의 시대를 다룬 소설 중에서 가장 유명하고 지금까지 널리 읽히는 책의 하나다. 1971년 첫 출간 당시에는 별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1977년 아서 케스틀러의 서문과 함께 재출간되면서 큰 반향을 얻었고, 전 세계 20개 이상 언어로 번역되어 현대의 고전 중 하나가 되었다. 유대인 의사의 아들인 열여섯 살 한스 슈바르츠는 새로 전학 온 독일 귀족 소년 콘라딘 폰 호엔펠스에게 이끌린다. 서먹한 악수로 시작된 두 사람의 우정은 슈바벤 지역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점점 깊어진다. 두 사람은 예술과 철학, 그리고 신에 대해 토론하며 좋아하는 시를 낭송한다. 가끔은 여자아이들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한다. 오래된 동전이나 장식품을 수집하는 취미가 있는 한스는 자신의 수집품을 보여주기 위해 콘라딘을 집으로 초대한다. 콘라딘을 '백작님'이라고 부르며 깍듯하게 대하는 아버지를 본 한스는 모멸감에 시달리지만, 콘라딘이 한스의 집에 자주 찾아오면서 그런 현상은 사라진다. 그러나 콘라딘은 한스를 집으로 초대하기를 꺼리며, 반드시 부모가 없을 때만 초대한다. 한스는 오페라를 보러 갔다가, 콘라딘과 그 부모를 멀리서 목격한다. 콘라딘은 한스를 못 본 척 지나간다. 이 일을 계기로 두 사람은 크게 다투고 한스는 콘라딘의 부모, 특히 어머니가 유대인을 혐오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편 거리에는 유대인을 비난하는 포스터와 나치의 하켄크로이츠 표식이 늘어난다. 학교에도 아리아인 우월주의를 신봉하는 역사 선생님이 새로 부임하는 등 점점 이상한 분위기가 감돈다. 1933년, 한스의 부모는 한스를 미국으로 보내기로 결심한다. 독일을 떠나기 이틀 전 한스는 콘라딘에게서 안타까운 편지를 받는다. 30년이 흐르고, 한스는 미국에서 결혼도 하고 사춘기 때 꿈이었던 시인이 되지는 못했지만 변호사로서 어느 정도 성공한다. 평소 독일에 대해 잊으려 애썼던 한스는, 어느 날 뜻밖의 방식으로 콘라딘과 재회하게 되는데…….
저자
프레드 울만
출판
열린책들
출판일
2017.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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