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현대사에서 가장 아픈 시기인 1980년을 살았던 소년 동구의 이야기이다. 주인공이 어린 소년이기에 1026사건, 1212사태, 518민주화운동을 직접 겪지는 않지만 시대의 아픔을 같이 공유하고 있다. 착하디 착한 동구 시점의 소설이기에 비극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을 이야기하는 따뜻한 성장소설이다.
소설은 동구의 여동생 영주가 태어나면서 시작된다. 늦둥이 딸이지만 3학년이 되도록 한글을 못 읽는 동구와 달리 세 돌도 되기 전에 한글을 읽는 똘똘한 모습으로 모든 가족의 사랑을 받는다. 동구는 난독증을 알아챈 박선생님의 도움으로 한글을 읽을 수 있게 되지만 4학년이 되면서 거리가 생기게 된다. 그러다 우연히 주리 삼촌이 학교에 와서 박선생님을 만나게 되는데 둘이 동문이고 이태혁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렇게 동구를 포함한 4명이 술자리를 하게 되고 그 날 이후 동구에게 비극적인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한다. 그 사건 이후 무너진 가족을 지키기 위해 동구는 할머니와 시골로 떠나기로 하였고 어느새 어른이 되어 있었다.
소설의 초반, 중반은 특별한 사건이 없어서 조금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후반부에 가서 충격적인 사건들이 연달아 발생한다. 슬슬 그런 조짐이 보이기 시작할 때 나도 모르게 아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걸로 봐서 동구에 감정이입이 되었던 것 같다. 작가의 말에 동구를 만났다는 이야기가 있는 것으로 보아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나보다 나이는 훨씬 많지만) 동구가 잘 컸기를 기대해 본다.
- 저자
- 심윤경
- 출판
- 한겨레출판사
- 출판일
- 2013.11.18
'책 > 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급생 - 프레드 울만 (0) | 2020.09.23 |
---|---|
저스티스맨 - 도선우 (1) | 2020.09.21 |
늙은 차와 히치하이커 - 윤고은 (0) | 2020.09.15 |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 프레드릭 배크만 (0) | 2020.09.08 |
누운 배 - 이혁진 (0) | 2020.09.0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