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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설

나의 아름다운 정원 - 심윤경

by dwony26 2020.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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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현대사에서 가장 아픈 시기인 1980년을 살았던 소년 동구의 이야기이다. 주인공이 어린 소년이기에 1026사건, 1212사태, 518민주화운동을 직접 겪지는 않지만 시대의 아픔을 같이 공유하고 있다. 착하디 착한 동구 시점의 소설이기에 비극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을 이야기하는 따뜻한 성장소설이다.

 

소설은 동구의 여동생 영주가 태어나면서 시작된다. 늦둥이 딸이지만 3학년이 되도록 한글을 못 읽는 동구와 달리 세 돌도 되기 전에 한글을 읽는 똘똘한 모습으로 모든 가족의 사랑을 받는다. 동구는 난독증을 알아챈 박선생님의 도움으로 한글을 읽을 수 있게 되지만 4학년이 되면서 거리가 생기게 된다. 그러다 우연히 주리 삼촌이 학교에 와서 박선생님을 만나게 되는데 둘이 동문이고 이태혁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렇게 동구를 포함한 4명이 술자리를 하게 되고 그 날 이후 동구에게 비극적인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한다. 그 사건 이후 무너진 가족을 지키기 위해 동구는 할머니와 시골로 떠나기로 하였고 어느새 어른이 되어 있었다.

 

소설의 초반, 중반은 특별한 사건이 없어서 조금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후반부에 가서 충격적인 사건들이 연달아 발생한다. 슬슬 그런 조짐이 보이기 시작할 때 나도 모르게 아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걸로 봐서 동구에 감정이입이 되었던 것 같다. 작가의 말에 동구를 만났다는 이야기가 있는 것으로 보아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나보다 나이는 훨씬 많지만) 동구가 잘 컸기를 기대해 본다.

 

 
나의 아름다운 정원
제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나의 아름다운 정원』은 1977년부터 1981년 사이에 있었던 한 가족의 이야기를 어린 소년의 시선으로 담아낸 소설이다. 가족에 대한 따뜻하고 세밀한 묘사와 동생과 담임 선생을 향한 내면적인 감정의 표현 같은 것들을 설득력 있게 그렸다. 인왕산 자락의 산동네 마을에 살고 있는 소년 동구에게 6년의 터울이 지는 여동생 영주가 태어난다. 동구는 순수하고 사려 깊은 아이지만 3학년이 되도록 한글을 읽지 못하여 학교에서나 집에서나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 처지이고, 집에서는 할머니와 어머니의 고부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반면 사랑스런 여동생 영주는 늦둥이로 태어나 온 가족의 사랑을 한몸에 모으며 총명하기가 이를 데 없어 세 돌도 되기 전에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 한글을 줄줄 읽는 영재성을 보이는데……. 이 소설의 시대적 배경이자 지난 이십여 년간 우리 소설의 중요한 화두였던 '1980'은 어린아이의 시선을 통과하면서 평범한 이웃의 모습과 삼촌, 박 선생님의 입을 통해 역사적 사건이 삶의 일부가 된다. 그리고 1981년, 마지막 기록을 끝으로 작가는 누구나 가슴속에 환하게 간직하고 있을 황금빛 유년의 기억을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저자
심윤경
출판
한겨레출판사
출판일
2013.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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