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로 유면한 조앤 K 롤링의 소설이다. 1권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작은 마을 지역 의원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그 자리를 차지하려는 마을 주민들 간의 갈등의 시작 부를 담고 있다. 전체적으로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며 한 인물에 초점을 맞춰서 이끌어 나가는 방식이 아닌 여러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동일한 비중으로 풀어가고 있다. 낯선 지명과 낯선 인물들, 게다가 등장하는 수도 많아서 초반에는 누가 누구인지 헷갈려 진도가 나가기 어려웠다. 출판사에서도 그 부분을 염려하였는지 등장인물 관계도를 포함하고 있지만 그 종이는 책을 중간쯤 읽었을 때에 발견했다. 아무튼 등장인물들 간의 관계가 과장되어 있는 면이 있고 너무 많은 등장인물 때문에 이야기의 전개가 매우 더딘 점이 아쉬웠다. 그래도 친구이자 이웃의 죽음을 슬퍼하면서도 권력에 욕심을 내는 인간 군상들의 모습이 선거철의 우리나라 모습과 잘 맞아떨어져서 흥미로웠다.
2권이 되면서 이야기는 점점 더 파국으로 치닫는다. 아이들은 부모에 대한 불만을 담아 의회 홈페이지에 '배리 페어브라더의 유령'이라는 아이디로 비밀을 폭로하고 선거 출마자들은 경계하는 듯하면서도 은근히 경쟁자들의 탈락을 즐거워한다. 선거는 결국 마일스의 승리로 끝이 나고 마약 센터의 폐지를 주장한 마일스의 당선에 위기감을 느낀 크리스털 위든은 스튜어트의 아이를 갖겠다며 관계를 갖게 된다. 그 와중에 혼자 남겨졌던 로비 위든이 돌아다니다가 물에 빠져 죽는 사고가 발생하고 충격을 받은 크리스털 위든은 치사량의 마약을 주사하고 자살한다.
어른들을 위한 소설이라는 문구에 맞게 우중충하고 어두운 이야기들로 가득 찬 소설이었다. 인물 관계도까지 제공할 정도로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모든 가정이 하나씩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 문제점들이 배리 페어브라더의 사망과 선거를 계기로 겉으로 드러나면서 비극이 시작되는 것이다. 사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에서도 선거에 출마하면서 과거의 행적들이 밝혀지고 그동안 쌓아왔던 좋은 이미지들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권력에 대한 욕심이 인간을 얼마나 추악하게 하는지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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