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천체 망원경이 좋아 보여서 천문학에 관심을 가질 때가 있었다. 그런데 한 천문학과 학생이 TV에 나와서 천문학이 별을 바라보는 낭만적인 학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은 수학이 대부분인 학문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고 깔끔하게 포기한 기억이 있다. 하지만 상대성이론, 양자역학 등 매력적인 물리법칙과 외계 생명에 대한 상상은 여전히 천문학을 매력적으로 느끼게 해 주었다. 이 책은 '한 권으로 읽는 우주 발견의 역사'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고대부터 현재까지 천문학이 어떻게 발전해 왔고 어떻게 발전해 갈 것인지를 이야기해 주고 있다. 다만 수십 권의 책으로 설명해도 어려운 내용을 한두 페이지로 요약하다 보니 내용이 조금 어려운 부분도 있는데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면 될 것 같다.
대부분의 과학이 그러하듯이 천문학도 관측을 기본으로 한다. 예전에는 눈으로만 관측을 했기 때문에 나는 가만히 있고 별들이 움직인다는 지구 중심 모델(지동설)이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관측을 통해 행성의 역행, 울퉁불퉁한 달의 표면, 목성의 위성 등을 발견하였고 태양 중심 모델이 새롭게 떠오르게 되었다. 그리고 계속된 관측을 통해 우주가 계속 팽창하고 있다는 빅뱅 이론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기까지에 이르렀다. 빅뱅 이론의 약점이 우주가 왜 줄어들지 않고 계속 팽창하느냐인데 그것을 설명하기 위해 '암흑 에너지'라는 이론이 등장했다. 이 이론에 대해 저자는 아래와 같이 얘기하고 있는데 천문학에 대한 저자의 태도를 잘 보여주는 글인 것 같다.
암흑 에너지와 가속 팽창 우주 모델은 정말로 21세기 천문학이 기록한 한때의 해프닝으로 끝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우리가 무지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 순간까지 우리가 바라봤던 우주에 한계가 있었을 뿐, 그리고 이제 다시 그 한계를 넘어 새로운 우주를 볼 수 있게 되었을 뿐이다. 원래 과학이란 그런 것이고, 앞으로도 그렇게 발전할 것이다.
우주에는 수많은 별들이 있는데 대부분의 공간은 검게 보인다. 왜 밤하늘은 어둡게 보일까라는 단순한 물음에서 빛을 발견하려는 노력이 시작된다. 그 결과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가시광선뿐이고 적외선, 자외선, 엑스선, 감마선 등 다양한 빛이 존재하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많은 빛이 지구 대기에서 걸러지기 때문에 정확한 관측을 위해 망원경을 우주로 띄우게 된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보지 않고 왜라는 물음을 가진 괴짜에 의해 인류는 발전한다.
우리가 땅 위에 서 있을 수 있는 이유는 중력이 있기 때문이다. 뉴턴은 중력을 질량을 가진 물체가 서로 끌어당기는 힘이라고 정의했고 이는 대부분의 경우에 잘 맞아떨어졌지만 수성의 궤도가 미세하게 틀어지는 현상을 설명하지 못하였다. 반면 아인슈타인은 중력을 공간의 왜곡에 의해 느껴지는 상대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매트리스 위에 볼링공을 놓으면 푹 꺼지는 현상을 생각하면 쉽다. 그리고 아인슈타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중력파 발견 이야기도 나오는데 중력 부분은 내용이 좀 어려워서 이해하기 힘들었다. 예전에 지대넓얕에서 중력파 특집을 한 적이 있는데 참고하면 도움이 좀 된다.
이밖에도 별의 탄생과 죽음, 우주 탐사, 천문학의 미래까지 이야기하고 있다. 정말 한 권의 책으로 천문학의 과거부터 미래까지 알차게 구성이 되어 있는 것 같다. 이 책으로 천문학에 대한 감을 잡고 더 알고 싶은 내용은 책 뒷부분의 추천도서를 보는 방식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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