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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학,수학

뇌 속에 또 다른 뇌가 있다 - 장동선

by dwony26 2020.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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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과학 분야의 책을 몇 권 보니 비슷한 내용이 반복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흰금-파검 드레스나 플라세보 효과, 공을 패스하는 사람들 사이로 지나가는 고릴라 이야기 등은 이제 너무나 유명해진 이야기 일 것이다. 이 책 역시 그런 이야기들을 포함하고 있지만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점은 다른 책과 차별되는 부분이다. TV에서 본 저자는 말이 많고 외향적인 성격으로 보였는데 그런 성향이 문장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문장이 길고 서양식 유머가 곳곳에 녹아 있다.

 

어린 아기로 태어나서 성인이 되는 긴 시간 동안 우리의 뇌는 색, 형태, 모습과 같은 기본적인 것들을 다양한 카테고리들로 나눠서 해석하는 법을 배웁니다. 그런데 우리의 뇌는 왜 이렇게 경험들을 비교하고 정리해야만 할까요? 그것은 바로 다른 뇌들과 소통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의 뇌가 발달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기 위해서니까요.

 

위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저자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것이 꼭 저자의 개인적인 견해만은 아닌 것이 이와 관련된 연구도 많이 진행되고 밝혀진 것도 많다고 한다. 사람은 남들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더 나은 성과를 올린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 이를 '사회적 촉진 이론 social facilitation theory'이라고 한다. 그리고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주변에 전가하는 것을 '외재화 externalization'라고 부른다. 어제오늘 TV에 계속 나오는 그분도 외재화의 좋은 예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구글은 2012년에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인사 담당자, 심리학자, 사회학자, 통계학자, 프로그래머로 이루어진 특별 팀을 만들어 가장 중요한 의문을 풀려고 했습니다. 즉, '어떤 팀을 뛰어난 팀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모든 노력과 비용에도 불구하고 기대하던 결과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누구를 뽑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팀원들이 협력하는가였습니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머리가 좋고 일을 잘하는 사람을 모아 놓는다고 해서 좋은 성과를 내지는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저자는 이를 '심리적 안정감'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효율적이고 창의적인 팀에서는 구성원 각자가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거기에 대해 비웃거나 질책하지 않는다. 따라서 저마다 잠재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으며 그것이 좋은 성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작년에 딱 그런 팀에서 일을 했었고 성과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저자가 뇌 과학자이기는 하지만 이 책은 뇌 과학 책이라기보다는 심리학 책이라고 보는 편이 맞을 것 같다. 그만큼 어려운 학술적 내용보다는 이야기 형식으로 쉽게 풀어쓰려고 한 노력이 엿보였다. 하지만 독일어로 먼저 쓴 책이라서 그런지 문장이 어색하거나 호흡이 긴 부분이 있고 가독성이 좋은 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냥 이야기를 듣는다는 느낌으로 가볍게 읽기 좋은 책이다.

 

 
뇌 속에 또 다른 뇌가 있다
『뇌 속에 또 다른 뇌가 있다』는 유쾌한 아웃사이더인 뇌 과학자 장동선 박사가 수다처럼 즐거운 뇌 이야기를 들려준다. 청소년 시절 ‘나는 누구인가?’, ‘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는가?’ 와 같은 질문을 던지며 인간의 뇌와 행동의 메커니즘을 탐구해왔다. 저자는 그 답을 ‘뇌 속의 또 다른 뇌’, 바로 ‘사회적 뇌’에서 찾고 있다. 우리의 뇌는 다른 사람들과 공존하는 삶을 위해 진화하고 있으며 다른 사람과 함께 할 때 뇌도, 나도 행복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기까지 과정을 기술하며 우리의 뇌는 매 순간 경험들로부터 새롭게 형성되며 ‘나’는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변한다고 주장한다. 더불어 심리학, 인지과학, 뇌 과학 등 45건의 실험 사례들을 적절하게 인용해 주장의 신뢰를 높인다. ‘우리들 가운데의 고릴라 실험’, ‘얼굴 근육 실험’ 등의 결과와 함께 감각기관과 뇌 사이의 단절을 살피고, 한국계 독일인으로서 뉴욕에 거주하던 당시 유색인종으로서 마주했던 문화적 충돌과 에피소드들로 경쾌하게 풀어낸다. 저자의 안내에 따라 내 머릿 속 ‘또 다른 뇌’를 마주할수록 우리 행복의 조건이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있으며 우리 뇌는 소통하고 관계를 나누기 위해 진화했음을 알 수 있다.
저자
장동선
출판
아르테(arte)
출판일
2017.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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