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이름은 잘 알고 있지만 그의 작품을 읽는 것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이후 두 번째이다. 나미야 잡화점은 추리 소설이라고 보기 어려우니 사실상 처음 읽는 추리 소설인 셈이다. 간단히 느낌을 이야기하면 아주아주 가벼운 추리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반전이 있지만 엄청나지 않고 복선도 약하다. 따라서 저자와 추리 대결을 하려 하지 말고 그냥 가볍게 읽으면 된다. 참고로 영화로도 제작된 소설인데 영화의 결말은 소설과 다르다고 한다.
주인공인 사쿠마 순스케는 광고기획사의 엘리트 사원이다. 그런데 그가 야심 차게 기획했던 오토 모빌 파크를 닛세이 자동차의 가쓰라기 가쓰토시 부회장이 백지화한 것에 대해 불만을 품는다. 게다가 새로운 프로젝트에 자신을 제외하라고 한 이야기를 듣고 화가 나서 가쓰토시의 집으로 향한다. 거기에서 담을 넘는 한 여성을 만나게 되고 그녀가 가쓰라기 부회장의 큰딸 주리라는 것을 알게 된다.
가쓰라기 주리는 가쓰라기 부회장의 친딸이 아니었는데 그것 때문에 도망쳐 나왔다고 했다. 집에 돌아가지 않겠다는 주리의 말에 사쿠마는 유괴 게임을 제안하고 가쓰라기 부회장에게 3억 엔을 요구한다. 익명의 이메일과 대포폰, 커뮤니티를 이용하여 가쓰라기 부회장과 연락한 사쿠마는 마침내 3억 엔을 손에 넣고 자기 몫의 3천만 엔을 가져간다. 나머지 돈을 주리에게 주고 헤어졌는데 TV에 가쓰라기 주리가 열흘째 행방불명이라는 뉴스가 나오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런데
텔레비전에 비친 가쓰라기 주리의 얼굴, 그것은 내가 아는 주리가 아니었다. 전혀 모르는 다른 사람의 얼굴이었다.
사쿠마는 주리가 집에 들어가지 않은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가쓰라기 부회장에게 치하루라는 딸이 하나 더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어떤 가설이 떠올랐다. 가설을 확인하기 위해 치하루가 다니는 학교에 가서 그녀의 사진을 보니 얼마 전까지 함께 게임에 참가했던 주리의 얼굴이었다. 그렇게 또 열흘이 지난 후 다시 주리의 뉴스를 접하게 된다.
오늘 새벽 요코스카 시에서 젊은 여자의 것으로 보이는 시체가 발견되었습니다. 여자의 신원은 지문 등으로 미루어 닛세이자동차 부사장 가쓰토시 씨의 장녀, 주리 씨가 아닐까 추정합니다. 주리 씨는 20일쯤 전에 행방불명되어...
주리의 시체가 발견된 요코스카는 유괴 게임을 하면서 들렀던 곳이자 몇 가지 사건이 생겼던 곳이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사쿠마는 가쓰라기 부회장에게 연락하고 자신의 집에서 치하루를 만나게 된다. 치하루는 자신이 주리를 죽였고 마침 유괴 게임을 제안한 사쿠마를 이용했으며 모든 것은 가쓰라기 부회장과 상의해서 진행한 일임을 털어놓는다. 사쿠마는 치하루가 준 와인을 먹고 정신을 잃고 눈을 떴을 때는 가쓰라기 부회장이 앞에 있었다. 가쓰라기 부회장은 사쿠마를 죽일 마음은 없었으며 히든카드를 확인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가쓰라기 부회장은 사쿠마의 컴퓨터를 바라보았다.
사진 한 장이 거기 떠 있었다. 사진에 찍힌 배경이 이 집이라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다. 주리로 행세하던 때의 치하루가 나를 위해 준비한 요리를 쟁반에 얹어 나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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