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 죽이기'의 작가 코바야시 야스미의 후속작이다. 이번에는 '호두까기 인형'이 배경으로 전작의 설정과 세계관을 공유한다. 그리고 최고 인기 캐릭터인 도마뱀 빌과 이모리 겐이 다시 등장한다. 전작에서 죽은 캐릭터가 어떤 설정으로 다시 등장하는지 궁금했는데 끝까지 봐도 그냥 어물쩍 넘어가는 느낌이다. 후속작인 '도로시 죽이기'역시 이모리가 주인공이라고 하니 모른 척 넘어가 주자.
이야기는 이상한 나라에서 시작된다. 도마뱀 빌은 흰 토끼의 집을 향해 가다가 길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 보니 눈앞에 휠체어를 탄 소녀인 클라라와 오른쪽 눈이 없는 노인 드로셀마이어를 만나게 된다. 한편 이모리 역시 지구에서 클라라와 드로셀마이어를 만나게 되는데 꿈속의 세계는 호프만 우주이고 동일한 모습의 아바타라가 지구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클라라가 목숨을 위협받고 있다며 이모리에게 도움을 청한다.
호프만 우주의 세계관은 에른스트 시어도어 아마데우스 호프만의 소설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앨리스 죽이기와 달리 설정만 가져온 것이 아니라 원작을 거의 동일하게 인용하였다고 한다. 등장인물들뿐만 아니라 인물들 간의 관계, 에피소드 등도 동일하다고 하니 원작을 읽어보면 더 반가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아무튼 빌이 호프만 우주의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클라라를 협박한 범인을 찾고 있는데 지구의 클라라와 이모리가 함정에 빠져 죽게 된다.
앨리스 죽이기를 봤으면 알겠지만 호프만 우주가 현실, 지구가 꿈이라는 설정이기 때문에 빌과 이모리는 죽지 않고 살아난다. 하지만 호프만 우주의 클라라는 행방불명이 되어 호프만 우주에서 죽어 지구에서도 죽은 것인지 이모리처럼 지구에서만 죽은 것인지 알 수 없게 된다. 빌은 스퀴데리와 함께 클라라를 찾기 위해 호프만 우주의 사람들을 만난다. 특히 클라라의 친구인 마리, 피를리파트, 세르펜티나를 의심 하는데 그들이 카니발 열차에 타는 것을 봤다는 클라라의 이야기 때문에 알리바이가 성립된 상황이었다. 한편 지구에서는 사라졌던 클라라의 시체가 발견되고 호프만 우주에서는 마리가 시체로 발견된다.
쭉 건너뛰어 결론으로 가면 슈탈바움의 딸이 사실 마리였고 마리가 가지고 다니는 인형이 클라라였다. 그런데 드로셀마이어와 코펠리우스가 두 명을 뒤바꾸고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기억도 조작해 버렸다. 이를 어렴풋이 눈치챈 마리는 클라라를 죽이기 위한 트릭을 생각하는데 바로 지구의 인간을 이용하는 방법이었다. 이를 위해 지구와 호프만 우주의 클라라가 동일 인물이라는 편견을 빌에게 심어 주었는데 사실 지구의 클라라는 마리였던 것이다.
그런데 이 사실을 호프만 우주의 클라라가 알게 된다. 왜냐하면 드로셀마이어의 아바타라가 자신과 너무 달라서 대역을 구했는데 그가 하필 클라라의 아바타라였던 것이다. 클라라는 반대로 마리를 죽일 계획을 세우고 지구의 클라라가 죽는 시점에 맞춰 몸을 숨긴다. 그리고 마리를 죽이자 지구에 클라라가 시체로 나타난 것이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편견과 착각이 트릭의 핵심이었다. 특히 지구의 클라라와 드로셀마이어가 호프만 우주의 그들과 다른 인물이었다는 부분은 작가 자신의 설정을 잘 이용한 좋은 트릭이었다. 이야기의 전개와 상관없는 인물들이 너무 많이 나와서 원작을 모르는 입장에서 혼란스럽기는 했지만 반전도 있고 깔끔하게 딱 떨어지는 소설인 것 같다. 후속작 역시 기대가 된다.
'책 > 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탐정클럽 - 히가시노 게이고 (0) | 2020.12.08 |
---|---|
삼분의 일 - 기노시타 한타 (0) | 2020.12.08 |
게임의 이름은 유괴 - 히가시노 게이고 (0) | 2020.12.07 |
언틸유아마인 - 사만다 헤이즈 (0) | 2020.12.07 |
야시 - 쓰네카와 고타로 (0) | 2020.12.0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