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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설

가재가 노래하는 곳 (Where The Crawdads Sing) - 델리아 오언스

by dwony26 2021.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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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노스캐롤라이나 해변의 습지에서 홀로 성장한 캐서린 클라크, 카야의 삶을 다룬 소설이다. 성장 소설이자 로맨스 소설이지만 미스터리가 잘 녹아 있고 마지막에 반전도 있다. 후반부까지 전개 속도가 느려서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참고 보면 충분히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반전 내용을 예상했었는데, 어떻게 예상했는지는 아래에 얘기하도록 하겠다.

1969년 10월 30일 소방망루에서 체이스 앤드루스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바로 1952년의 카야의 이야기로 넘어간다. 살인사건의 조사 과정과 카야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교대로 보여주는데 두 이야기의 시간이 다르게 흘러 결국 1969년에 만나게 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카야의 이야기가 매우 길기 때문에 '뒤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으니 조금만 참아!'라고 말하는 것 같이 느껴졌다.

카야는 노스캐롤라이나 해변 습지의 판잣집에 살고 있었는데 다섯 아이 중 막내였다. 하지만 폭력적인 아빠를 피해 엄마를 시작으로 언니 오빠들이 모두 판잣집에서 도망치게 된다. 그리고 아빠마저 어디론가 사라지면서 카야는 판잣집에서 혼자 살아가게 된다. 혼자 남은 카야는 홍합과 훈제 생선을 점핑의 가게에 팔면서 생활하게 된다. 그런 카야의 앞에 테이트라는 소년이 나타나고 글을 가르쳐 준다. 둘은 연인 사이가 되지만 테이트가 대학을 가면서 연락이 끊어지게 된다.

테이트가 떠나고 카야도 어느덧 19살이 되었다. 외로움에 지친 카야의 눈에 건장한 청년인 체이스 앤드루스가 들어오게 된다. 체이스 역시 카야에게 관심을 가졌고 둘은 연인 관계가 되었다. 그즈음에 테이트가 돌아왔는데 카야에게 책을 써 보라고 권하는 한편 체이스가 마을에서 다른 여자들을 만나고 다니는 것을 알려준다. 테이트의 권유로 작가가 된 카야는 마을에 갔다가 체이스가 다른 여자와 약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가 있음

체이스의 사건으로 돌아가 보자. 체이스는 소방망루에서 떨어져 사망했는데 잠겨있어야 할 문이 열려있어서 그 사이로 추락하였다. 그리고 주변에 아무 발자국이나 지문이 없는 점을 부자연스럽게 느낀 보안관은 이 사건을 살인 사건으로 단정 짓는다. 그리고 카야가 선물한 조개 목걸이가 사라진 점, 체이스의 몸에서 발견된 빨간 섬유가 카야의 모자와 일치하는 점 등을 통해 카야를 살인사건 용의자로 체포한다.

이제부터 이야기는 법정 스릴러로 변한다. 조개 목걸이는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고 모자의 섬유는 반드시 그날 옮겨진 것이라는 증거는 없었다. 그리고 카야는 사건 당일 출판사 관계자를 만나러 그린빌에 가 있었는데 검사 측에서는 새벽에 변장을 하고 왔다가 돌아갈 수 있었다고 주장을 하였다. 하지만 그것도 이안류를 이용하여 빠르게 가지 않으면 시간상 불가능했고, 어둠 속에서 목격한 배는 카야의 배라고 하기에는 너무 흔한 모양이었다. 결국 배심원들은 카야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풀려난 카야는 테이트와 결혼하여 살게 된다. 그리고 예순여섯 살에 눈을 감는다. 카야의 장례식 날 저녁 카야의 판잣집에 간 테이트는 부엌의 비밀 문을 발견한다. 그곳에서 테이트는 어맨다 해밀턴의 시를 발견한다. 그의 시 중에 반딧불이라는 시가 눈에 들어오는데 1969년의 소방망루에서의 사건을 묘사한 시였다. 그리고 작은 상자에서 체이스가 하고 다니던 조개 목걸이를 발견한다.

마지막 반전을 어느 정도 예상했었는데 그래도 실제로 그 내용이 맞으니 작은 소름이 돋았다. 이 반전을 예상했던 이유는 카야가 풀려날 때 남은 분량이 얼마 없었고 그렇다고 이 사건을 밝히지 않고 끝내진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검사의 주장이 틀렸다면 다른 범인과 방법을 제시할 시간이 모자랐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예상을 했든 안 했든 놀라운 반전이었고 이 반전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읽어볼 가치 있는 소설인 것 같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
평생 야생동물을 연구해온 생태학자 델리아 오언스가 일흔이 가까운 나이에 펴낸 첫 소설 『가재가 노래하는 곳』. 미국 남부의 노스캐롤라이나주 아우터뱅크스의 해안 습지를 배경으로 마을의 인기 스타 체이스 앤드루스의 살인사건과 문명의 수혜를 받지 못한 채, 습지에서 홀로 살아남은 여자아이 카야 클라크의 성장담을 한 줄기로 엮어낸 작품이다. 어느 가을 아침, 마을의 인기 스타 체이스 앤드루스가 노스캐롤라이나 해변의 습지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마을 주민들의 의심은 습지에서 홀로 살아남은 여자아이, 카야 클라크에게 향한다. 사람들은 카야를 야만인이라 여겼지만 실상은 달랐다. 오랫동안 자연을 벗 삼아 삶의 교훈을 스스로 깨친 카야는 누구보다도 예민한 감성과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인물이다. 스스로를 고립시키며 생을 유지하던 카야에게도 거스를 수 없는 외로움이 찾아오고, 마을 청년 둘이 그 독특한 매력에 끌려 다가온다. 으스스한 야생성과 마술적인 매혹을 한 몸에 지닌 카야, 거부할 수 없는 남성적 매력을 지닌 체이스, 습지를 이해하는 완벽한 짝 테이트. 그저 순리대로 흘러갈 것 같던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급류를 만나고, 상상도 못 할 반전으로 치닫는데……. 아프리카에서 야생동물을 관찰하고 연구 성과를 정리한 논픽션 세 편으로 이미 전 세계에 명성을 떨친 저자의 특이한 이력은 습지의 생태 묘사에서 힘을 발휘한다. 더불어 여성의 독립, 계급과 인종, 자연과 인간의 관계, 진화적으로 바라본 인간의 본성, 과학과 시 등 예리하게 던지는 시의적절한 화두들은 이 이야기의 매력이 단순히 재미에 머물지 않음을 증명해 보인다.
저자
델리아 오언스
출판
살림
출판일
2019.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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