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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설

불편한 편의점 - 김호연

by dwony26 2022.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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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표지, 소개 문구까지 읽어보지 않아도 너무 따뜻한 이야기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는 책이다. 나미야 잡화점 느낌도 나고 너무 전형적일 것 같아 외면하다가 베스트셀러는 이유가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읽어보게 되었다. 청파동에 있는 작은 편의점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다양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등장하고 고민이 해결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제목인 불편한 편의점은 소제목이기도 하고 등장인물 중 하나인 작가가 이 편의점을 배경으로 쓰는 작품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야기는 염영숙 여사가 서울역에서 파우치를 잃어버리며 시작된다. 그 파우치를 한 노숙자가 찾아주는데 자신의 이름도, 과거도 기억하지 못하고 그냥 독고라고 불러달라 한다. 염 여사는 사례비를 받으려 하지 않는 독고를 청파동에 있는 자신의 편의점으로 데려와서 배고플 때 언제든지 와서 도시락을 먹고 가라고 한다. 그날 이후 매일같이 편의점을 찾아오던 독고는 불량 학생들로부터 염 여사를 구해주고, 염 여사는 비어 있던 야간 알바 자리를 제안한다.


이제부터 이야기는 독고를 중심으로 주변 인물 한 명 한 명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자기중심적이고 화가 많던 사람들이 순수한 독고를 만나 하나 둘 변해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알콜성 치매로 과거의 기억을 잃고 말도 더듬던 독고는 염 여사 덕분에 술도 끊고 증상도 많이 호전이 된다. 결국 기억을 되찾은 독고는 편의점을 그만두고 떠나게 된다. 마지막 장에서는 독고의 시점으로 모든 이야기가 다시 전개된다.


독고는 알콜로 자신의 모든 기억을 지우고 마지막 안간힘으로 서울역에 도착한다. 거기서 만난 노숙자 선배가 독고였는데 자신의 옆에서 죽어간 노인의 이름을 짊어지기로 한다. 독고는 편의점 일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점차 기억을 되찾게 되고 자신에게 아내와 딸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 낸다. 그리고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던 자신이 과거에 했던 행동들을 떠올리며 괴로워한다.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와 라텍스 장갑을 낀 독고는 의사였던 자신의 과거를 완전히 기억해 낸다.


어린 시절 가난하게 자랐던 독고는 악착같이 공부하여 의사가 된다. 성형외과 의사가 된 독고는 수술 도중 고스트 닥터에게 수술을 맡기고 상담을 하다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다. 독고는 이 모든 것이 가족을 위한 일이었다고 변명하지만 아내와 딸은 그런 독고를 떠나고 독고는 결국 독고가 되고 만다. 과거의 기억을 되찾은 독고는 사망한 환자의 빈소를 찾아 용서를 빌고 대구로 의료봉사를 떠난다.


초반 중반은 예상대로 너무나 전형적으로 흘러가서 이렇게 끝나는 것이 아닐까 걱정했는데 막판에 작은 반전이 있었다. 아무 고민 없이 해결책만 제시하던 독고가 사실은 똑같은 아픔을 지니고 있었던 것이었다. 특히 독고의 회상 장면은 글의 분위기 자체가 이전까지와는 완전히 다르게 느껴져서 신선하게 느껴졌다. 트렌디하고자 하는 욕심만 한 스푼 덜어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좋은 작품인 것 같다. 역시 베스트셀러는 다 이유가 있었다.

 

 
불편한 편의점(40만부 기념 벚꽃 에디션)
누적 판매 40만부 돌파, 2022년 가장 사랑받는 소설 ★★★전 서점 종합베스트 1위, 2021 올해의 책, ★★★국립중앙도서관 사서추천도서, 해외 6개국 판권 수출 김호연 작가의 장편소설 『불편한 편의점』이 누적 판매 40만부 돌파를 기념하여 벚꽃 에디션으로 새 단장 했습니다. 2021년 4월에 출간되어 전 연령층의 폭넓은 공감을 얻으며 소설 읽기 바람을 일으킨 『불편한 편의점』의 열기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입니다.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하고 먹먹했다” “눈가에 미소와 눈물이 떠나지 않았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해서 읽었다” “작은 친절과 소통의 소중함을 일깨워준 책” “힘든 시기를 버티게 해준 책” 등의 독자 리뷰 하나하나가 책이 가진 힘을 말해줍니다. 청파동 골목 모퉁이의 작은 가게, 서울역 노숙인이었던 정체불명의 야간 알바가 지키는 곳, 불편한데 자꾸 가고 싶은 봄날의 편의점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2013년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망원동 브라더스』로 데뷔한 후 일상적 현실을 위트 있게 그린 경쾌한 작품과 인간의 내밀한 욕망을 기발한 상상력으로 풀어낸 스릴러 장르를 오가며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쌓아올린 작가 김호연. 그의 다섯 번째 장편소설 『불편한 편의점』이 나무옆의자에서 출간되었다. 『불편한 편의점』은 청파동 골목 모퉁이에 자리 잡은 작은 편의점을 무대로 힘겨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의 삶의 속내와 희로애락을 따뜻하고 유머러스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망원동 브라더스』에서 망원동이라는 공간의 체험적 지리지를 잘 활용해 유쾌한 재미와 공감을 이끌어냈듯 이번에는 서울의 오래된 동네 청파동에 대한 공감각을 생생하게 포착해 또 하나의 흥미진진한 ‘동네 이야기’를 탄생시켰다. 서울역에서 노숙인 생활을 하던 독고라는 남자가 어느 날 70대 여성의 지갑을 주워준 인연으로 그녀가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야간 알바를 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덩치가 곰 같은 이 사내는 알코올성 치매로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데다 말도 어눌하고 행동도 굼떠 과연 손님을 제대로 상대할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갖게 하는데 웬걸, 의외로 그는 일을 꽤 잘해낼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묘하게 사로잡으면서 편의점의 밤을 지키는 든든한 일꾼이 되어간다. 현실감 넘치는 캐릭터와 그들 간의 상호작용을 점입가경으로 형상화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작가의 작품답게 이 소설에서도 독특한 개성과 사연을 지닌 인물들이 차례로 등장해 서로 티격태격하며 별난 관계를 형성해간다.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다 정년퇴임하여 매사에 교사 본능이 발동하는 편의점 사장 염 여사를 필두로 20대 취준생 알바 시현, 50대 생계형 알바 오 여사, 매일 밤 야외 테이블에서 참참참(참깨라면, 참치김밥, 참이슬) 세트로 혼술을 하며 하루의 스트레스를 푸는 회사원 경만,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청파동에 글을 쓰러 들어온 30대 희곡작가 인경, 호시탐탐 편의점을 팔아치울 기회를 엿보는 염 여사의 아들 민식, 민식의 의뢰를 받아 독고의 뒤를 캐는 사설탐정 곽이 그들이다. 제각기 녹록지 않은 인생의 무게와 현실적 문제를 안고 있는 이들은 각자의 시선으로 독고를 관찰하는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해와 대립, 충돌과 반전, 이해와 공감은 자주 폭소를 자아내고 어느 순간 울컥 눈시울이 붉어지게 한다. 그렇게 골목길의 작은 편의점은 불편하기 짝이 없는 곳이었다가 고단한 삶을 위로하고 웃음을 나누는 특별한 공간이 된다.
저자
김호연
출판
나무옆의자
출판일
2021.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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