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반전이 있는 소설을 좋아하지만 '마지막 4글자에 모든 것이 뒤바뀐다!', '일본 미스터리 역사상 최고의 반전' 이런 문구를 좋아하진 않는다. 결말이 너무 예상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에 엄청난 반전이 있으려면 이야기 중후반까지 범인일 것 같은 사람, 드러난 진실은 거의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몰입도가 깨진다고 할까. 최신판 원서의 띠지에도 '헉 소리가 나는 충격적인 마지막 한 줄'이라고 되어있다고 하니 출판사의 책임만은 아닌 것 같기도 하지만.
이야기는 레인맨에 대한 소문으로 시작된다. 한밤중에 레인코트를 입은 남자가 나타나 여자의 발목을 잘라가는데 뮈리엘 향수를 뿌린 사람은 건드리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컴포지트사의 사장인 쓰에무라 사야가 흘린 WOM(Word Of Mouth, 즉 입소문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한다.)이었다는 것이 곧 밝혀진다. 뮈리엘 향수를 홍보하기 위한 모니터 모임에서 여러 정보가 전달되었는데 그중에 레인맨 이야기도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곧 현실이 된다.
첫 번째 희생자는 공원에서 발견된다. 이마에 붉은 물감으로 쓴 R자가 남아 있고 두 발목이 사라진 상태였다. 고구레 형사는 본청에서 온 나지마와 한 팀이 되어 수사를 하게 된다. 그리고 수사를 하면 할수록 여고생들 사이에서만 돌고 있는 소문이 있으며 레인맨도 그중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사이 두 번째 희생자가 발견되고 두 희생자 모두 뮈리엘 모니터 모임에 참석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모니터 모임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수사가 진행되며 서서히 진실에 다가가게 된다.
그리고 대망의 반전이다. 일본 미스터리 역사상 최고의 반전, 마지막 한 문장을 읽는 순간 모든 이야기가 뒤바뀐다는 그 4글자다. 아마 눈치가 빠른 분들은 중간쯤에 눈치를 챌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나는 어렴풋이 짐작만 하고 정확히 맞추진 못했다. 나름 놀랍긴 했지만 저 홍보문구만큼은 아니었던 것 같다. 반전이 없어도 스토리에 아무 지장이 없는, 반전을 위한 반전이었다고 할까. 그래도 이 소설이 2009년에 나온 소설이니 어느 정도 감안을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책 > 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이 이야기 (Life of Pi) - 얀 마텔 (0) | 2022.07.03 |
---|---|
작별인사 - 김영하 (0) | 2022.05.28 |
불편한 편의점 - 김호연 (0) | 2022.01.04 |
요리코를 위해 - 노리즈키 린타로 (0) | 2021.12.12 |
가재가 노래하는 곳 (Where The Crawdads Sing) - 델리아 오언스 (0) | 2021.11.1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