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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인문

어쩌다 한국인 - 허태균

by dwony26 2020.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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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는 지금 사춘기를 겪고 있다. '나는 누구인가?' 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심리학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서양에서 발달한 심리학은 주로 일본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를 가지고 '동양'사람으로 뭉뚱그려 정의를 내려 버렸다. 하지만 한중일 3국은 비슷하면서도 다르고 한국인에게는 한국인만의 특징이 있다. 따라서 동양 심리학이 아닌 한국인을 위한 심리학이 필요하고 그것이 이 책을 쓴 이유라고 밝히고 있다.

 

책을 다 읽어보면 한국인의 특성을 잘 밝히고 있다. 읽으면서 그렇지 그렇지 하면 공감되는 부분이 상당히 많이 있었다. 하지만 같은 내용을 여러번 얘기하는 부분이 꽤 있는데 책의 두께도 두껍다 보니 비슷한 내용이 나오면 걸러서 읽게 된다. 그리고 재벌2세는 평균적으로 아버지보다 뛰어나지 않을 확률이 높다는 부분이나 축제 때 대학생들이 놀지도 못하고 주점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부분은 사실 확인 없이 상상한 내용을 사실처럼 적어놓은 것으로 보인다. 편집 과정을 한 번 더 거쳤으면 더욱 완성도 있는 책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주체성

한국 사람은 모두 주인공이 되고 싶어한다. 기념사진을 찍을 때는 꼭 자신이 한가운데 들어가야 한다. 조용히 나가서 계산을 하기 보다는 한 턱 쏘는 것을 즐긴다. 이런 주체성 때문에 나라가 어려우면 의병을 일으키고 금을 모으며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모인다. 하지만 이는 갑질이라는 안 좋은 문화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자신의 존재감을 타인과의 관계가 아닌 자기 스스로에게서 찾을 수 있게 될 때 저절로 해결될 것이다. 이런 한국인의 주체성은 다른 동양 문화와 구별되는 한국인만의 특징 중 하나이다.

 

가족확장성

'군사부일체'라는 말은 한국 사회의 가족확장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대통령은 어버이이기 때문에 세월호에 대한 책임이 있다. 누구의 잘잘못을 거론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가족확장성이 지배하는 한국사회에서 어쩌면 영원히 만족스러운 지도자를 만나지 못할 수도 있다. 자녀들이 존경하는 아버지는 어머니에게는 그리 멋지지 않은 남편인 경우가 많은 것처럼 서로 다른 기준에서 모두 완벽한 인물을 찾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관계주의

심리학에서는 한국 사회를 집단주의적인 동양 문화 중 하나로 인식해왔으나, 한국인에게는 조직보다 관계가 중요하므로 관계주의로 보는 것이 맞다. 조직과 회사 보다는 옆에 앉아있는 동료와의 일대일 관계가 훨씬 중요하다. 행위 자체를 중요시하는 서양에 비해 한국인은 행위의 진의와 마음을 더 중요시한다. 따라서 사과를 할 때도 진심이 담겨 있어야 한다.

 

심정중심주의

한국인은 행동보다 마음을 중시하고 심정을 알아주길 바란다. 뭘 했느냐 보다 왜 했느냐가 더 중요하다. 이는 보복운전 같은 극단적인 형태로 나타나기도 하고 시험보는 날에 미역국을 안 먹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복합유연성

모든 걸 두루두루 잘해야 하고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 한국인의 복합유연성이다. 한국인은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거치면서 생존과 물질적 성공에 대한 열망 이외의 많은 것을 포기해 버렸다. 여기세 복합유연성까지 더해져서 어떤 선택을 해도 잃은 것이 없다고 믿기 때문에 선택을 싫어하는 한국 사람들이 매우 빠른 선택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불확실성 회피

한국 사람들은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물건이나 수치화할 수 있는 것들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성향은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잠재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라는 모순되는 요구사항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무언가를 잘 했을 때 상을 주는 것보다 못 했을 때 벌을 주는 것에 더 익숙해져 있다. 그 편이 객관적으로 수치화하기 편하니까.

 

 
어쩌다 한국인
한때는 ‘한강의 기적’을 자랑하던 한국 사회가 이제는 ‘헬조선’으로 바뀌어 버렸다. 작금의 대한민국을 이렇게 만든 것은 무엇인가. 사회심리학 분야의 대표적 학자인 허태균 교수는 이 책 『어쩌다 한국인』에서 그 원인을 ‘한국인의 마음’, 그것들이 모여서 이루는 사회현상이라고 지적하며 한국인 전체의 민낯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저자는 세월호와 메르스 사태, 땅콩회항, 윤일병 사건, 안철수 현상 등 우리 사회에 논쟁을 일으킨 주제들을 6개의 문화심리학적 특성으로 종횡무진 살피며 한국인의 정체성을 탐구한다. 그 결과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한국인만의 독특한 심리ㅡ주체성, 가족확장성, 심정중심주의, 관계성, 복합유연성, 불확실성 회피ㅡ를 꿰뚫고 파헤친다. 흔히들 불편하다고만 생각하는 우리 사회의 진실과 한국인의 민낯을 “냉정하게, 부정적이지는 않게, 더구나 근거 없이 긍정적이지도 않게” 드러냄으로써 우리 스스로를 파악할 수 있도록 이끈다. 불행한 사회를 만드는 데 우리들이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제대로 알아야만 갈등과 혼란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상황에 대해 정확한 해결책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
허태균
출판
중앙북스
출판일
2015.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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