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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만큼 쉽고도 어려운 것이 없다. 서문에 나오는 예일대 심리학과 존 바그 교수의 '따뜻한 커피 효과'를 보면 2~3분 동안 들고 있던 커피잔의 온도에 따라 면접 결과가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커피 잔의 온도만큼이나 인간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말투다. 저자는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솔루션을 전파하는 강연자로서 일상의 대화 속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면서 우리의 가치를 훼손시키고 있었던 말투를 찾아 하나씩 고쳐보자고 제안한다.
이 책은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짧은 상황과 그 상황에 적절한 말투에 대한 설명을 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초반에는 어느 정도 공감이 되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뒤로 갈수록 억지스럽게 끼워 맞춘다는 느낌이 든다. 아래 사례가 대표적인데 한 선배와 사이가 멀어진 이유가 그 선배의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말투 때문이었다는 내용이다. 가만히 읽어 보면 모든 책임을 선배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말투는 상대방의 화를 일으키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나에게 술을 강요한 선배의 사례로 다시 돌아가 보자. 만약 그때 나에게 이렇게 말해줬다면 어땠을까.
"내가 정말 큰 실수를 했다. 고생했겠다. 괜찮니? 정말 미안하다."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어찌 보면 간단한 말이다.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했다면, 지금 나는 이 책의 좋지 않은 사례에 그의 이야기를 쓰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자신의 책임을 오히려 내 탓으로 돌리는 그의 태도는 아직도 나의 마음에 앙금으로 남아 있다. 그가 만약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힘들었을 테니 내가 점심이라도 사야겠다. 도저히 미안해서 안 되겠어"라고 했다면 그는 지금도 나의 가장 친한 선배로 남아 있을지도 모르겠다.
5개의 장 끝에는 '좋은 말투의 법칙'이라는 코너가 있는데 유명한 연구 결과를 소개해주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책에서 가장 좋은 것 같다. 유명한 이야기라서 들어본 내용도 있을 수 있지만 알아두고 있으면 일상생활에서 활용이 가능할 것 같다. 잘 취사선택한다면 나쁘지만은 않은 책이다.
- 메라비언의 법칙 : 누군가와 첫 대면했을 때 상대방의 인상이나 호감을 결정하는 데 목소리는 38%, 보디랭귀지는 55%의 영향을 미친 반면 말하는 내용은 겨우 7%의 영향만 작용한다.
- 머리부터 들여놓기 기법 : 무리한 부탁을 먼저 해서 나중에 제시한 작은 요구를 들어주게 하는 방법으로 어린애들이 비싼 것을 사달라고 떼쓰다가 안되면 좀 더 싼 것을 사달라고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 발부터 들여놓기 기법 :작은 요구에 응하게 하여 나중에는 큰 요구를 들어주게 하는 방법으로 외판 사원들이 많이 쓰는 영업방법이다.
- 중고차 거래를 할 때 '150만 원에 차를 팔았으면 합니다'라는 말은 상대방이 거래를 통해 쏟아부어야 할 금액을 강조하게 된다. 반면 '150만 원에 차를 드리겠습니다'라는 말은 상대에게 이 차를 소유할 수 있다는 느낌을 주어 주의를 집중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 프란츠 & 베니그손, 사과의 적절한 타이밍 : 피해자가 상대방을 용서하기 위해서는 분노 감정을 식힐 시간이 필요하므로 조금 기다렸다가 사과를 해야 효과적인 경우가 있다.
- 지식의 저주 :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반응을 예상할 때,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을 다른 사람도 알 것이라는 고정관념에 매몰되어 인식의 왜곡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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