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생활이 바빠서 책을 잘 안 읽고 있는데 이럴 때는 보통 독서법 책을 하나 읽고 마음을 다잡곤 한다. 이 책은 거기에 더해서 만기일이 다가오기도 하기에 읽기 시작했다. 독서법도 자기계발 범주에 속하는지라 대부분 책의 느낌이 비슷한데 이 책은 좀 더 디테일하고 잘 구성된 것 같았다. 총 10가지 방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목만 봐도 흐름을 알 수 있다.
1장 독아(讀我): 나를 읽다
2장 다독(多讀): 많이 읽다
3장 남독(濫讀): 다양하게 읽다
4장 만독(慢讀): 느리게 읽다
5장 관독(觀讀): 관점을 갖고 읽다
6장 재독(再讀): 다시 읽다
7장 필독(筆讀): 쓰면서 읽다
8장 낭독(朗讀): 소리 내어 읽다
9장 난독(難讀): 어렵게 읽다
10장 엄독(奄讀): 책을 덮으며 읽다
첫 번째로 강조한 것은 마음가짐이다. 우리 뇌는 가소성이 있어서 무언가를 열심히 하면 그 방향대로 변한다고 한다. 즉 독서를 해야겠다고 마음만 먹어도 책을 잘 읽을 수 있는 뇌로 변한다는 것이다. 책을 읽는 것이 좋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기에 연초에 계획을 세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무리한 계획을 세우고 실패하고 나서 나는 독서가 맞지 않는다라면서 자기 자신의 한계를 정해 버리게 된다. 한계를 지어버리는 순간 모든 독서법은 의미가 없다.
다음은 많이 읽기다. 우리 뇌가 말은 자연스럽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지만 글은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런 뇌를 변화시키려면 많이 읽는 방법 밖에 없는데 가벼운 책이라도 많이 읽으면 점차 독서하는 뇌로 변한다고 한다. 박웅현은 '책은 도끼다'에서 다독 콤플렉스를 버리라고 하지만 저자는 초보 독서가라면 책의 종류나 독서의 동기와 관계없이 많이 읽는 것이 좋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7세 이전의 어린아이는 독서를 위한 최소한의 뇌 기능이 준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너무 이른 독서 교육은 독서에 대한 안 좋은 인식만 심어줄 수 있다고 한다.
다음은 다양하게 읽기이다. 이 부분은 채사장의 '불편한 책을 읽어라'라는 말과 유사한 부분이 있다.. 여기에 조금 재미있는 예시가 등장한다. 말콤 글래드웰의 책 '티핑 포인트'에 오류가 있는 것을 스티븐 레빗이 '괴짜 경제학'에서 지적한다. 하지만 '괴짜 경제학'에도 역시 오류가 있는 것을 스티븐 핑커가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라는 책에서 지적한다. 이처럼 다양한 책을 읽으면 세상에 정답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되고 비판적 사고를 가질 수 있다. 비판적 사고를 가지면 거만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무지를 깨닫고 겸손해질 수 있다고 한다.
관점을 갖고 읽기는 책을 통해 무엇을 얻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읽는 것이다. 저자의 경우 책을 읽고 난 다음에 서평을 쓰는 것이 너무 어려워서 반대로 서평을 쓰기 위해 책을 읽었더니 너무 쉽게 써졌다고 한다. 지금 이 글을 매우 힘들게 쓰고 있는 나로서 시도해 볼 만한 방법인 것 같다. 이 밖에 느리게 읽기, 다시 읽기, 쓰면서 읽기, 소리 내어 읽기 등의 방법을 제시하고 마지막으로 유산소 운동과 수면을 권장한다. 책의 내용을 머릿속에 집어넣었으면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운동과 잠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열심히 읽은 그대,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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