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계발서는 항상 제목에 낚여서 읽고 읽고 나면 후회한다. 누구나 알고 있는 뻔한 얘기를 자랑 섞어서 늘어놓는 책일 확률이 99%. 그런데 지대넓얕의 김도인이 성공한 사람들의 효과가 검증된 방법을 알아보는 것에 관심이 있다고 말한 것이 그럴듯하다고 생각되어 조금 마음을 열고 자기 계발서를 다시 보기로 했다.
하지만 제목은 역시 낚시였다. 사진 기억법처럼 술술 읽고 기억되는 것을 기대했지만 그런 방법은 없다고 이야기한다. 한 번만 읽어도 기억되는 아주 흥미로운 책을 읽거나 일주일 안에 3회 아웃풋을 하라고 한다. 나는 한 번 읽은 (어떤) 책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다 혹은 나는 한 번 읽(고 3번 아웃풋 한) 책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다가 정직한 제목일 것 같다. 타고난 거짓말쟁이들에서 본 심리유보와 비슷하다.
그래도 이 책이 의미가 있는 것은 독서법에 대한 내용이 충실한 편이다. '많이 읽는 것보다 좋은 책을 제대로 읽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런데 좋은 책은 많지 않기 때문에 많은 책을 읽어야 좋은 책 한 권을 만날 수 있다.'라는 모순적인 내용이 핵심 주장이긴 하지만 여하튼 독서는 좋은 거니까 책 많이 읽어라라는 정도의 의미로 보면 되겠다.
조용한 곳에서 약 6분 정도 책을 읽으면 스트레스가 68% 감소됐고, 심박수가 낮아지며 근육 긴장이 풀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악 감상은 61%, 커피 마시기는 54%, 산책은 42%의 스트레스 경감 효과가 나타났으며, 게임은 스트레스를 21% 줄여줬지만, 심박수는 오히려 높이는 결과를 초래했다.
보통 독서를 공부와 연결해서 머리를 쓰고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실제로 일하다 힘들면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는데 업무시간에 읽어서 추가 효과가 있긴 하겠지만 아팠던 머리도 괜찮아지고 시간도 정말 잘 간다. 그런데 왠지 친한 동기와 커피 들고 산책하면서 수다 떨면 99% 감소도 가능할 것 같다.
매일 들어오는 엄청난 양의 정보들을 보존하는 영역은 뇌의 '해마'인데, 해마는 입력된 정보를 1~2주일만 가보존 한다. 그리고 그 기간 중에 두세 번 입력된 정보에는 '이건 중요 정보다'라는 쪽지를 붙인다. 쪽지가 붙은 중요 정보는 '기억의 금고'라고 할 수 있는 측두엽으로 이동된다. 측두엽에 한 번 들어가면 잊기 힘든 정보가 되어 장기간 보존된다.
이건 기억에 관한 내용인데 학창시절에 많이 듣던 예습 복습을 철저히 하라는 내용과 부합한다. 사진 기억법이 가능하면 한 번 보고 바로 외우겠지만 보통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장기 기억으로 저장되도록 반복해서 읽으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통째로 여러 번 읽는 것은 재미가 없으므로 ① 형광펜 긋기 ② 소개하기 ③ 서평 쓰기 정도로 반복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그런데 저 측두엽에 저장되는 정보도 한계가 있지 않을까? 뇌 관련된 책을 찾아봐야겠다.
'재미있겠다!'라고 생각해서 책을 샀으면 바로 읽어야 한다.
이 내용이 독서법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인 것 같다. 책을 온라인 서점에서 주문한다고 하면 결제할 때는 엄청 신나서 하지만 집에 택배 상자가 오면 뜯어보지도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오죽하면 책을 읽는 것보다 사는 것을 좋아한다고 얘기하고 다닐까. '언젠가 읽어야지'라고 생각하며 집안에 쌓아둔 책부터 하나하나 읽어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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