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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설53

앨리스 죽이기 - 코바야시 야스미 제목과 표지에서 느낄 수 있듯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모티브로 한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어릴 적 만화로만 접해서 정확한 내용을 모르는데 처음에는 조금 혼란스러웠지만 금방 적응이 되었다. 소설은 이상한 나라와 현실 세계의 이중 구조로 되어있는데 두 세계의 등장인물은 긴밀하게 이어져 있다. 이상한 나라의 도마뱀 빌이 앨리스와 겨울잠 쥐에게 '스나크는 부점이었다'라는 암호를 알려주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상한 나라에서 험프티 덤프티가 죽는 꿈을 꾼 구리스가와 아리는 같은 꿈을 계속 꾸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현실 세계에서도 유사한 형태로 오지 씨가 죽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우연히 이모리 겐이라는 동기를 만난다. 그에게서 꿈속에서 빌이 알려준 암호를 듣게 되고 현실 세.. 2020. 12. 4.
사랑의 생애 - 이승우 누군가를 사랑할 때 일어나는 심리 변화를 세밀하게 묘사한 소설이다. 이야기는 한두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을 만큼 단순한데 소설가가 빈 공간을 어떻게 채우는지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등장인물들 간의 대화보다는 화자의 서술 위주로 되어있고 의도적으로 문장의 호흡도 길게 해 놓아서 쉽게 읽히는 편은 아니지만 독특한 형식의 소설이라 재미있게 읽었다. 형배는 직장 동료의 결혼식에서 우연히 예전에 자신을 좋아했던, 그러나 자신이 거절했던 선희를 만나게 된 후 사랑에 빠지게 된다. 파스타를 핑계로 선희를 불러낸 형배는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는데, 마침 그때 선희가 만나고 있던 영석에게 전화가 오고 세 명이 한자리에 모이게 된다. 그 자리에서 선희를 쏘아붙이는 영석을 보고 형배는 자신의 승리를 자신했고 영석을 찾아가 .. 2020. 12. 3.
아몬드 - 손원평 알렉시티미아, 즉 감정 표현 불능증은 아동기에 정서 발달 단계를 잘 거치지 못하거나 트라우마를 겪은 경우, 혹은 선천적으로 편도체의 크기가 작은 경우에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편도체의 크기가 작은 경우에는 감정 중에서도 특히 공포를 잘 느끼지 못한다. 다만 공포, 불안감 등과 관련된 편도체의 일부는 후천적인 훈련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 이야기는 선천적으로 편도체의 크기가 작게 태어난 윤재의 이야기이다. 첫 번째 사건은 여섯 살 때 일어났다. 유치원이 끝나고 집에 오던 윤재는 골목에서 맞고 있는 아이를 발견한다. 윤재는 근처에 있는 작은 구멍가게 아저씨에게 이 사실을 이야기하지만 아이는 이미 죽어 있었다. 문제는 그 아이가 아저씨의 아들이었다는 것이었는데, 조금 더 진지하게 말했으면 아.. 2020. 11. 30.
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 - 김이설 밀리 오리지널 7번째 시리즈로 출간된 책이다. 밀리 오리지널이란 밀리의 서재에서 만든 종이책 정기구독 서비스인데 사용해 본 적은 없지만 의미 있는 시도인 것 같다. 뷰어 때문에 욕도 많이 먹지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고마운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196페이지의 짧은 분량인데 구병모 작가의 글을 보면 '경장편'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긴 글을 읽지 못하는 세대'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고 하지만 분량을 채우기 위해 의미 없는 내용을 추가하는 것보다 좋다고 생각한다. 이 책 역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느낌이다. 계절이 변하는 걸 절감할 때마다 나는 그 사람을 떠올렸다. 기어이 시멘트 틈으로 고개를 내민 민들레를 보았을 때, 후텁한 공기에서 물기가 맡아지거나, 인도에 떨어진 은행을 밟지 않기 위.. 2020.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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