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책/소설53

칼과 혀 - 권정현 제7회 혼불문학상에서 만장일치로 수상한 작품이라고 한다. 일제 패망 직전의 만주국을 배경으로 한중일 세 남녀의 삶을 그리고 있다. 별로 흥미가 생기는 주제가 아니긴 했는데, 생각보다 전개가 빠르고 잘 읽혔다. 다만 마지막이 좀 찝찝하게 끝난 감이 있다. 이 소설에는 총 3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일본 관동군 사령관 모리(야마타 오토조)는 전쟁을 좋아하지 않고 요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중국인 요리사 첸은 비밀 자경단원으로 모리를 암살하기 위해 그의 요리사가 된다. 조선인 여인 길순 역시 모리를 암살하기 위해 접근한다. 그녀는 스스로의 의지보다는 오빠에 의해 역사에 내던져진 인물이다. 소설은 이 세 주인공의 1인칭 시점에서 번갈아 전개된다. 소설은 자연히 모리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첸은 모.. 2020. 11. 13.
위험한 관계 - 더글라스 케네디 빅 픽처로 유명한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이다. 예전에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을 몇 개 보면서 느꼈던 공통점이 있다. 엄청난 분량(이 책도 563페이지나 된다), 느린 전개(책의 3분의 2 지점까지는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건지 모른다), 막판 스퍼트(마지막 3분의 1은 엄청난 속도로 전개된다). 이 책도 예외는 아니어서 위 공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몇 번이나 그만두고 싶은 것을 참고 읽었는데 다 읽고 나니 주인공을 응원하게 된다. 이 책에는 두 명의 주요 등장인물이 등장한다. 화자이기도 한 미국인 여자 샐리 굿차일드와 영국인 남자 토니 홉스. 보스턴 포스트와 크로니클 지의 기자인 두 사람은 취재를 위해 방문한 카이로에서 처음 만난다. 어느새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되고 샐리는 토니의 아이를 임신한다. 둘.. 2020. 11. 12.
키친 - 요시모토 바나나 요시모토 바나나의 첫 번째 작품집이다. 제목을 많이 들어봐서 예전에 읽어본 책일 줄 알았는데 읽다 보니 새로워서 끝까지 읽었다. 총 3개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앞쪽 2편이 이어지는 내용이고 마지막 작품은 새로운 내용이다. 아무 생각 없이 읽다가 '어 이어지는 내용이네?' '어 이건 새로운 내용이네?' 하고 읽었는데 나중에 다시 보니 두 번째 '만월' 제목 아래 '키친 2'라고 쓰여 있었다. 세 작품의 구조는 거의 동일한데, 주인공과 가까운 누군가가 죽고 그 슬픔을 극복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역자는 이를 '상처 깁기'의 과정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마지막 작품까지 읽었을 때 너무 똑같은 내용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작가 후기를 보니 그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매 작품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쓰는.. 2020. 11. 5.
아직 우리에겐 시간이 있으니까 - 듀나, 김보영, 배명훈, 장강명 4명의 작가가 태양계를 주제로 쓴 중편 SF 소설집이다. 회사 동기가 듀나의 영화 낙서판이라는 사이트를 매일 보고 있어서 듀나라는 이름을 들어보긴 했으나 다른 작가들은 다 생소했다. 게다가 SF라는 장르의 소설을 읽어본 것도 아주아주 오래되었기 때문에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책을 보았는데 생각 이상으로 재미있었다. 책의 표지나 작가 소개에 제목의 순서대로 표시가 되어있는데 특이하게 실제 글의 순서는 반대로 되어 있다. 태양에서 가까운 행성부터 배열한 것일까? 당신은 뜨거운 별에 태양계에서 가장 뜨거운 금성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탄산음료 회사와 무인자동차 회사에서 금성 탐사선을 운영하여 금성을 연구하고 있다. 조건은 트루먼 쇼처럼 금성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독점적으로 중계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 것이다.. 2020. 11. 2.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