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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 - 김성한 이 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저자의 나이이다. 세계가 놀랐다는 그의 능력이나 경력 때문이 아니라 26살의 학생이 인생의 쉼표 이야기를 하는 용기 때문이다. 인생의 2/3를 지나온 중장년이 아닌 20대 청년이 이야기하는 쉼표란 어떤 것인지 궁금했다. 아홉 살에 미국에 갈 때부터 쉼표를 찍고 책을 출간하기까지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저자의 삶에서 다음 세 가지가 가장 인상 깊었다. 뒷부분에서 밝히지만 저자는 아이큐가 매우 높다. 하지만 자만하지 않기를 바란 부모님의 뜻에 의해 그런 사실을 모른 채 남들보다 훨씬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한때 인터넷에 기숙사 소등시간 이후에 화장실에 숨어서 공부하는 학생들 이야기가 유행했던 적이 있는데 저자가 바로 그런 학생들 중 하나였던 것이다. 환경이 바뀔 때마다 .. 2020. 10. 8.
책 먹는 법 - 김이경 요즘 바쁘다는 핑계로 한동안 책을 손에서 놓고 살았다. 다시 책을 읽어야 겠다는 생각에 독서 관련 책을 찾았고 예전에 전자책으로 구매해 두었던 이 책이 눈에 띄었다. 저자는 글 쓰는 일을 하고 오랫동안 독서모임 강사를 하는 등 독서에 관해서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으나 독자에게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겸손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내가 이렇게 책을 읽어서 인생을 바꾸었으니 당신들도 나만큼 책을 읽어라'라고 강조하는 책을 주로 읽었었기에 이런 따뜻함이 위로도 되고 공감도 되었다. 책을 읽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일이 아닌 취미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재미있는 책을 찾아서 읽어야 한다. 요즘에 주로 무료 ebook을 읽었는데 기간 제한이 있다보니 재미없는 책을 .. 2020. 10. 7.
아주 경제적인 하루 - 박정호 제목만 보면 절약하는 방법에 대한 내용일 것 같지만 일상 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경제 이론에 대한 책이다. 경제학이 경제적인 요소들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 삶의 여러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유용한 도구로 거듭났기 때문에 경제학을 알면 혜안을 가질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일상 생활에서의 경제학이라는 컨셉에 맞게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과 그 해결책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아쉬운 점은 해결책이 잘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론을 설명하면서 다시 상황을 짚어줘야 이해가 잘 될 것 같은데 그런 부분이 없어서 읽다보면 상황을 잊게 된다. 그 부분을 제외하면 내용 자체는 좋은 편이다. 일상적으로 접하는 상황에서도 경제학적 판단이 들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경제학의 도구를 사용하면 오류를 많이 줄일 수 있다는 .. 2020. 10. 6.
자유로울 것 - 임경선 임경선 작가를 처음 알게 된 건 전설적인 라디오천국이라는 방송에서였다. 캣우먼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출연하여 헉소리 상담소를 진행하였는데 좋은 말만 해주는 일반적인 상담이 아니라 직설적인 발언으로 많은 인기를 끌었었다. 그 후로 책도 몇 권 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읽어본 것은 이 책이 처음이었다. 제목은 '자유로울 것'이지만 자유에 관한 생각을 적었다기보다는 작가의 삶 자체가 자유인 것 같았다. 스스로는 소심하고 내성적이라고 하지만 그게 사실이라고 하면 내성적인 사람 중에서 가장 외향적인 사람인 것 같다. 꾸밈없고 솔직한 매력은 여전했다. 타인의 작품을 평가하는 것에 대해 남의 작품을 평가하는 것, 특히 비판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타인을 평가하고 비판하는 것은 쉽고 똑똑해 보이지만 창작자가 없다면 평.. 2020. 10. 5.
열한 계단 - 채사장 이 책은 지대넓얕의 채사장이 쓴 인문 에세이다. 채사장의 자전적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인문학적 지식을 담고 있기에 인문 에세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 같다. 채사장의 책은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권만 읽어 보았는데 당시에는 채사장을 모르고 읽었던 거라 잘난 척한다는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채사장이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고 정말로 아는 것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느 서점의 리뷰에 채사장의 팬만 읽으라면서 별 1개를 준 후기를 봤는데 나는 채사장의 팬이기에 기쁜 마음으로 읽었다. 책에서 채사장은 인생에 영향을 준 10권의 책과 하나의 음악을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아무 맥락 없이 좋았던 책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변증법의 개념을 도입하여 성장과 지혜를 이야기하고 .. 2020. 10. 4.
주름 - 박범신 이 소설은 400페이지가 넘는 대작인데 1999년 발간된 '침묵의 집' 이라는 소설을 반 이하로 깎아낸 작품이라고 한다.16년간 3번이나 다듬어 온 소설인 만큼 작가에게는 의미가 깊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내용은 기업의 재무 담당 임원인 김진영과 시인 천예린의 사랑과 이별 이야기이다. 두 사람의 관계부터 행동까지 모든 것이 일반 상식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어쩌면 사랑보다는 파멸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릴 것 같다. 소설은 처음과 중간, 끝부분에 잠깐 아들의 시선으로 진행되고 나머지는 아버지 김진영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야근을 마치고 귀가하던 어느 비 오는 날, 집으로 돌아가는 골목길에서 노란 우의를 입고 걸어가는 천예린을 목격한다. 처음에는 그의 그림에 끌려, 이후에는 시에 끌려, 마지막으로 천예.. 2020. 10. 3.
센스메이킹 - 크리스티안 마두스베르그 빅데이터가 이슈가 된 지도 몇 년이 지났다. 대부분의 기술이 그러하듯이 처음에 크게 이슈가 되었다가 한동안의 잠복기를 거친 후 잘 준비된 누군가에 의해 세상을 변화시킨다. 빅데이터는 알파고로 대표되는 머신 러닝을 만나 만개했고 세상을 바꿀 기술 중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런 시기에 데이터는 완벽하지 않으며 인문학적 통찰이 인간을 이해하기에 더 적합하다는 저자의 주장은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내용은 전반적으로 깊이가 있지만 글을 잘 쓴 편은 아니라서 읽기가 어렵고 오래 걸렸다. 센스메이킹은 인문학에 기초해 실용적 지혜를 얻는 방식이다. 알고리즘이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상황에 대처하는 방식이라면 센스메이킹은 특별하고 구체적인 상황에 맞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센스메이킹은 철학, 인류학, 문학 등 여러 학문분.. 2020. 10. 2.
모지스 할머니, 평범한 삶의 행복을 그리다 - 이소영 굉장히 긴 제목의 이 책은 75세에 그림을 시작해 101세까지 미국의 국민화가로 활동한 모지스 할머니의 삶과 그림에 대한 이야기이다. 자수를 주로 놓던 그녀는 70대에 관절염이 심해져 바늘에 실을 꿰기가 어려워지자 그림이라는 새로운 취미를 찾게 된다. 그녀는 75세라는 늦은 나이에 그림을 시작했지만 26년간 무려 1,600여 점의 작품을 남긴다. 미국의 국민 화가라고 불린다고 하는데 처음 들어본 이름의 화가이기 때문에 어떤 그림을 그렸을지 궁금증이 생겼다.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을 보면 우리나라의 풍속화를 떠올리게 한다. 배경이나 인물에 집중하기보다는 어떤 사건에 대해 그린 그림이 많다. 그리고 직접 눈으로 보고 그린 그림보다는 기억 속의 사건을 그린 그림이 더 많은 것 같다. 구도도 대체로 하늘에서 내려.. 2020.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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