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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의 소설 - 정세랑 이 책은 정세랑 작가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엽편소설집'이라고 한다. 엽편소설이란 200자 원고지 20~30매 분량의 짧은 소설을 의미하는데 나뭇잎 크기만 하다고 하여 엽편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아라'라는 이름이 여러 번 등장하는데 받침이 없는 이름을 찾다가 고른 이름이라고 한다. 가까운 사람 중에 같은 이름이 없어서 더 편히 쓰고 있으며 가장 과감한 주인공에게 자주 붙이는 이름이라고 한다. 전체 작품 중 소설가 '아라'가 두 번 등장한다. 아라의 소설과 1과 2에 등장하는데 원제는 다른 이름이지만 비슷한 시기에 탄생했다. 이 두 작품의 내용은 작가 자신의 이야기라고 하니 아라는 작가의 분신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가장 과감한 주인공에게 '아라'라는 이름을 붙인다고 했는데 소설가에게 가장 과감한 .. 2022. 12. 1.
유럽 도시 기행 2 - 유시민 유시민 작가의 유럽 도시 기행 2권이다. 1권은 아테네, 로마, 이스탄불, 파리였는데 2권은 빈, 부다페스트, 프라하, 드레스덴 편이다. 1권의 경우 가 본 도시가 두 곳이나 되었는데도 술술 읽힌다는 느낌이 아니었는데 2권은 다 안 가본 곳이라 고민을 하다 읽어보았다. 1권이 어렵다는 생각은 나만 한 것이 아닌지 서문에 저자가 고민한 흔적이 담겨 있었다. 저자가 제공하는 콘텍스트의 가치를 이해하려면 텍스트를 아는 것이 중요한데 도시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검색해가며 읽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나도 처음에는 그냥 읽고 사진을 찾아보면서 다시 읽었는데 확실히 느낌이 달랐다. 나는 도시의 건축물, 박물관, 미술관, 길, 광장, 공원을 '텍스트(text)'로 간주하고 그것을 해석하는 데 필요한 '콘텍스트(contex.. 2022. 11. 16.
넛지 : 파이널 에디션 - 리처드 탈러, 캐스 선스타인 '넛지(nudge)'는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주의를 환기시키다란 뜻을 지니고 있으며, 여기에서는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을 뜻한다. 아마 넛지를 읽어보지 않은 사람도 소변기에 파리 모양의 스티커를 붙여놨더니 밖으로 새어나가는 소변량을 줄일 수 있었다는 예시는 익히 들어 봤을 것이다. 저자인 리처드 탈러에게 노벨 경제학상까지 안겨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넛지의 전면 개정판이 나왔다. 저자들은 파이널 에디션에서 초판의 50%를 완전히 새로 썼으며 코로나19 팬데믹이나 기후 변화 등 시대를 반영한 최신 사례를 추가하였다. 그런데 저자들이 파이널 에디션을 쓰게 된 행동에도 넛지가 작용했다. 미국과 영국의 출판 계약이 만료되어 새로 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는데 새로 만난 편집자가 원고를 수정하고 싶냐고 .. 2022. 11. 15.
죽이고 싶은 아이 - 이꽃님 이야기는 고등학교 1학년 재학생의 인터뷰로 시작한다. 학생은 박서은이 소각장에서 죽었고 지주연이 박서은을 죽였다는 소문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이어지는 주연과 김 변호사의 대화 내용을 보면 서은은 벽돌에 머리를 맞고 죽었고 그 벽돌에는 주연의 지문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그날 주연과 서은은 크게 다퉜고 주연은 서은에게 거기로 나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하지만 주연은 아무 기억이 나지 않았다. 이 책에서 주연의 이야기는 3인칭으로, 다른 사람의 이야기는 인터뷰 형태로 보여주고 있다. 처음에는 주연과 서은 사이의 표면적인 관계만 드러나지만 인터뷰가 진행될수록 숨겨져 있던 관계가 알려지게 된다. 주변의 불확실한 정보를 모아서 핵심으로 가는 과정이 마치 실제 수사 내용 같고, 반전의 반전이 거듭되면서 퍼즐이.. 2022. 8. 20.
파이 이야기 (Life of Pi) - 얀 마텔 책 파이 이야기나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를 보지 않은 사람도 벵골호랑이와 소년이 한 배에 타고 있는 장면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만큼 책과 영화 모두 유명한 작품인데 나는 이제야 이 작품을 접하게 되었다. 책을 먼저 읽고 좋아서 영화도 보게 되었는데 영화가 원작의 내용을 아주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어느 쪽을 먼저 보아도, 혹은 한쪽만 봐도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부족함은 없다. 1부 토론토와 폰디체리 주인공인 파이의 본명은 피신 몰리토 파텔로 프랑스에 있는 피신 몰리토 수영장의 이름을 따서 지은 이름이다. 하지만 친구들이 피싱(pissing) 파텔이라고 놀리자 중학교 등교 첫날 스스로를 파이 파텔이라고 소개한다. 그리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손을 들어 선생님들이 '파이'라고 호명하게 함으로써 그.. 2022. 7. 3.
작별인사 - 김영하 내가 가장 좋아하는 김영하 작가의 신작이다. 살인자의 기억법 이후 9년 만의 신작 장편이라고 하는데 스릴러인 전작에 이어 이번에는 SF소설로 돌아왔다. 이 소설은 원래 2020년 밀리의 서재에서 밀리 오리지널로 공개되었는데 2년에 걸친 개작으로 분량이 두 배 정도 늘어났다고 한다. 원작은 읽어보지 않았는데 소설의 주제와 톤이 크게 달라졌다고 하니 굳이 찾아보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그리고 출판사가 처음 들어보는 복복서가라는 곳이라서 찾아보니 김영하 작가의 아내가 대표인 출판사라고 한다. 김영하 작가는 기획자로 참여하고 있다고 하니 더 많은 작품으로 만나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주인공인 철이는 휴먼매터스라는 연구소에서 아빠와 고양이 두 마리, 로봇 고양이 한 마리와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검.. 2022. 5. 28.
이기적 유전자 (The Selfish Gene) - 리처드 도킨스 요즘 밀리의 서재 같은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다 보니 신간이나 베스트셀러 위주로 책을 읽고 있었다. 그러다 세븐 테크라는 책을 보고 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살면서 볼 수 있는 책이 그렇게 많지 않을 텐데 이런 책을 보면서 시간 낭비를 하는 것이 맞을까? 그래서 앞으로는 좋은 책을 찾아서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 첫 번째 책이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이다. 이 책은 거의 10년 넘게 마음만 먹고 있다 드디어 읽었는데 역시 고전은 영원하다는 말을 실감하게 되었다. 다윈의 종의 기원에 비견될 수 있는 이 책은 1976년 도킨스가 35세에 쓴 책이다. 종의 기원이 6판을 거듭하면서 내용을 계속 수정한 데 반해 이기적 유전자는 지금까지 책의 내용을 조금도 수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책은 어.. 2022. 5. 18.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The Order of Time) - 카를로 로벨리 이 책은 양자중력 이론의 관점에서 바라본 시간에 관한 이야기이다. 수학적 공식을 사용하지 않고 예시를 들어 잘 설명하고 있지만, 워낙 우리의 직관에 반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이해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특히 2부에서부터 가독성이 아주 떨어지는데 사실과 이론, 상상, 철학 등이 뒤섞여있기 때문이다. 다행인 것은 13장과 옮긴이의 글에서 전체 내용을 다시 정리해 주기 때문에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빠르게 읽고 넘어가면 될 것 같다. 유일함의 상실 시간은 산에서 더 빨리 흐르고 평지에서 더 느리게 흐른다. 나이가 같은 두 친구가 한 명은 평지에 살고 다른 한 명은 산에 산다면 수년이 지난 후 평지에서 산 친구는 살아온 시간이 짧아서 덜 늙어 있다. 이처럼 시간이 지연된다는 사실을, 누군가는 무려 한 세기 전에.. 2022.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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